영국의 해외정보국(MI6)뿐 아니라 미국의 중앙정보국(CIA) 요원들도 리비아에 침투해 다국적군의 공습에 필요한 정보 수집 활동을 비밀리에 벌이고 있다고 31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리비아에 대한 지상군 투입은 전혀 고려치 않는다고 공언했지만 시아이에이 요원들은 이미 몇 주일 전부터 리비아에서 활동하며 다국적군의 공습을 배후에서 돕고 있다”고 익명의 정부 관계자 말을 빌려 전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시아이에이 요원들의 활동을 인가하는 ‘비밀 명령’ 문서에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과 시아이에이 대변인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요원들은 리비아 반군을 이끄는 세력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반군 쪽과도 직접 접촉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을 놓고 고심 중인 미국이 반군의 정체성에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보 수집과 분석 작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하원의 마이크 로저스(공화당) 정보위원장은 “무기를 지원하기 전에 반군의 실체를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정보 요원과 반군의 접촉이 군사적 지원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에이피>(AP)통신은 시아이에이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에서 탈레반에 맞선 반군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특수작전 병력과 함께 파견된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이런 상황을 주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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