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슬람단체 총재, 옹호 나서
우간다 대통령도 “망명 환영”
우간다 대통령도 “망명 환영”
거의 모두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지도자에 등을 돌리고 있지만, 변치 않는 우정을 과시하는 이들도 있다. 미국 아프리칸아메리칸 이슬람교도로 구성된 ‘이슬람 국가운동’의 루이스 패러칸(78) 총재가 바로 그런 인물이다.
그는 지난 31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카다피가 잘못한 일들을 개의치 않는다”며 “그는 중동의 미친개가 아니다”고 카다피를 두둔했다. 중동의 미친개는 1980년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카다피를 일컬었던 말이다. 패러칸 총재는 지난 2월과 지난주 열린 집회에서도 카다피를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그는 오랜 친구이자 혁명 동지인 카다피가 ‘괴물’도, ‘학살자’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패러칸의 굳건한 지지엔 과거 카다피의 든든한 후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다피는 한때 미국의 흑인 지도자 말콤엑스가 회원이기도 했던 ‘이슬람 국가운동’에 800만달러(약 87억원)를 지원해줬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카다피는 1970년대 이 단체가 호화로운 사무실을 얻는 데 300만달러, 전 엘리자흐 무함마드 총재의 사택 구입 등에 500만달러를 댔다.
패러칸은 “나를 슬프게 하는 건 나의 형제인 오바마 대통령이 카다피를 권력에서 내쫓으려 할뿐만 아니라 아예 제거하려는 정책을 정한 것”이라며 “나는 카다피도 사랑하고 오바마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에서의 정전과 카다피가 권력을 유지해야 할지 여부에 대한 리비아인들의 투표를 촉구했다.
하루 앞선 30일 카다피와 가까운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자신의 나라로 카다피가 망명해온다면 언제든지 환영이라고 밝혔다. 카다피는 우간다에 3억7500만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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