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파견됐던 찰리중대 4분대 대원 대부분은 2가지의 전쟁을 동시에 치러야 했다.
도로매설 폭탄을 찾아내고 가택을 수색하는 등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임무를 수행하고 빅토리캠프에 돌아오면 그때부터는 멀리 떨어져 있는 가정을 유지해야 하고 은행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러나 시시각각 생명을 위협하는 폭탄에 익숙해져 거의 무감각할 정도가 된 이들이 정작 가정사를 풀어 나가기기는 어렵기만 했다. 지옥과 같았던 이라크 전쟁터에서 지난 2월 텍사스로 복귀한 이들 가운데 파견 이전의 가족이나 애인과 해후한 병사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그동안 푼푼이 모았던 월급들도 거의 다 없어진 상태였다.
이처럼 이라크에 파견된 미군 병사들이 자신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전쟁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 반면에 7천마일 떨어진 가족이나 재정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훈련받지 않은 전쟁'을 힘겹게 치르고 있다고 15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미군의 이혼율은 9.11테러에 대한 대응으로 타국에서 펼치는 전투가 시작된 이래 80%이상 증가했다. 연도별로 보면 2001년 1만8천774건이었던 현역 미군의 이혼 건수는 2002년 2만1천629건으로 늘었고 2003년 다시 2만3천80건이 되더니 지난해에는 2만6천784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때문에 주요 병력 수송기지 역할을 하는 텍사스 포트우드가 속한 벨카운티는 밀려드는 결혼과 이혼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담당자를 늘리고 있는데, 벨카운티는 텍사스에서 최고의 이혼율을 기록하는 곳이다.
특히 이라크에 파견됐던 대규모 병력이 들어올 때에는 이혼 담당 판사수를 늘리고 있으며 이혼전담 법원도 현재의 5곳에서 6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1만7천명의 제1 기갑사단이 복귀한 다음달인 지난 4월 이곳에서 이뤄진 이혼이 335건으로 월평균 200건을 크게 상회한 것을 보면 이런 현상을 잘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이같은 이혼율 증가는 결혼을 장려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따라 결혼율이 높아진 것에서 기인하기도 한다. 기혼자 가족에게는 주택이 공급되고 부양가족이 있는 현역의 경우 월급이 높아지는 데다가 해외 복무시 면세 혜택도 받을 수 있고 수백달러의 위험수당과 별거수당도 지급되는 등 군 당국은 결혼을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다.
또 전쟁터로 향한다는 극단적인 심리상태가 젊은이들을 결혼식장으로 쉽게 유인하기도 한다. 실제로 20세 이하 일반 시민의 결혼율은 약 1%이지만 군인들의 결혼율은 14%로 비교하기 힘들 정도.
이밖에 믿었던 사람들에게 전 재산을 맡기고 떠났다가 정작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에는 모든 것이 사라진 뒤여서 무일푼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상당수 병사들은 전쟁터로 나간다는 마음에 제대로 알지 못하는 주변인들에게까지 현금인출 카드를 맡기거나 수표책을 맡길 용기를 내게 된다는 것.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이밖에 믿었던 사람들에게 전 재산을 맡기고 떠났다가 정작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에는 모든 것이 사라진 뒤여서 무일푼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상당수 병사들은 전쟁터로 나간다는 마음에 제대로 알지 못하는 주변인들에게까지 현금인출 카드를 맡기거나 수표책을 맡길 용기를 내게 된다는 것.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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