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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집트 폭탄테러, 3곳서 동시폭발…주말 휴양지 아비규환

등록 2005-07-24 20:08수정 2005-07-25 03:07

사상자 300명 육박, 두 단체 서로 “우리 소행”…단서 못잡아
이번엔 외국인들이 즐겨찾는 휴양지에서 사람들이 붐비는 주말을 이용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지난 21일 런던에서 추가 테러가 일어난 지 이틀 만인 23일 새벽 이집트 시나이반도의 휴양지 샤름 알셰이흐에서 폭탄이 연쇄적으로 터져 적어도 88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이번 사건은 1997년 62명이 숨진 이집트 남부 룩소르 테러 이래 최악의 참사다. 테러 발생 지역은 ‘이집트의 라스베이거스’로 알려진 휴양지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아직 범행 주체와 목적에 대한 뚜렷한 단서는 잡히지 않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집트의 친서방 정책을 겨냥한 테러로 보고 있다.

영국인 인기 휴양지=이집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테러범 4명이 두 팀으로 나뉘어 3곳에서 테러공격을 감행했다. 한 팀은 폭탄이 실린 일본제 이스즈 차량을 경비가 허술한 재래상가인 올드마켓의 도로에 주차해 놓은 뒤 시한장치로 폭탄을 터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2명으로 이뤄진 다른 한 팀은 픽업트럭을 이용해 2건의 폭발 공격을 감행했다. 시한폭탄이 든 검은색 가방을 나아마 베이의 모벤픽호텔 주차장에 내려놓은 뒤 다른 한명은 300㎏ 가량의 폭탄이 실린 트럭을 150m 정도 떨어진 가잘라 가든스 호텔로 돌진했다. 호텔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 관광객들이 놀라 대피하고 있을 때 모벤픽호텔 주차장에 놓아둔 시한폭탄이 터졌다.

경찰은 용의자 4명 중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한 1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이 도주중인 것으로 보고 이들을 검거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폭발 현장을 중심으로 검문검색을 강화해 24일까지 거동이 수상한 80여명을 체포했지만 범인들을 잡지는 못했다.

희생자와 부상자 중에는 영국인, 이탈리아인 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자국에서도 두차례 테러가 발생한 데 이어 이집트에서 희생자가 생기자 충격에 빠졌다. 이곳은 영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휴양지로, 사건 발생 당시에도 9000명의 영국인들이 이곳에서 관광 중이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기 위해 여러차례 이곳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배후 주장하는 단체들=사건 발생 몇 시간 뒤 알카에다 연계조직으로 알려진 ‘압둘라 아잠 여단’은 인터넷을 통해 이번 범행이 자신들의 행위라며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체첸에서 무슬림의 피를 흘리게 한 사악한 권력에 대한 응답”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0월 시나이반도 북동쪽 타바힐튼호텔에서 34명을 숨지게 한 테러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무자헤디 마르스’(이집트의 성스러운 전사)라는 단체도 성명을 통해 자신들의 행위라며 이번 공격에 가담한 요원들의 이름을 나열했다. 그러나 이집트 당국은 아직 진위 확인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집트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가 알카에다 연계조직의 친서방적 이집트 정권에 대한 공격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집트 유력 일간 <알아흐람>의 논설위원인 마크람 모하메드 아메드는 최근 이라크 알카에다 조직이 이라크 주재 이집트 대사 납치·살해를 공표한 점을 들어 “이집트가 역내 및 국제 정책 때문에 타깃이 된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이스라엘 정착촌 철수를 앞두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의 관련성도 배제하지 않고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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