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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새 내각 발표한 무르시, 군부와 타협 택했다

등록 2012-08-03 18:59수정 2012-08-03 21:07

국방장관 등 전임 각료 6명 유임
35명중 무슬림형제단 출신 4명뿐
현상유지와 국민단결에 무게 둬
젊은층 “옛 체제 못 바꿨다” 개탄
*무르시 : <이집트 대통령>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군부 최고 실력자인 후사인 탄타위 최고군사위원회 의장을 국방장관에 유임시키는 등 군부와 ‘타협’을 선택했다.

히샴 깐딜 이집트 신임 총리는 2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탄타위 국방장관 등 35명으로 구성된 무르시 정권의 첫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고 이집트 일간 <아흐람>이 보도했다. 명단에 포함된 신임 각료들은 이날 밤 대통령궁에서 무르시 대통령을 만나 서약을 하고 임명장을 받았다. 이번 인사는 60여년 만에 이집트에 등장한 무슬림 정권의 정책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금석이라는 점에서 이집트는 물론 주변 중동 국가들의 큰 관심을 모아왔다.

외신들은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으로 현상유지를 꼽았다. 탄타위 최고군사위원회 의장이 국방장관에 유임되는 등 전임 정권 각료들이 여섯 명이나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이집트의 외교 정책을 총괄하게 될 외무장관에 무함마드 카멜 아므르 외무장관, 오랜 내정 갈등으로 피폐해진 경제를 재건할 임무를 떠안은 재무장관에 뭄타즈 사이드가 유임됐으며, 이집트 경찰을 총괄하게 될 내무장관에도 오랫동안 치안 업무에서 잔뼈가 굵은 아흐마드 가말앗딘 소장이 임명됐다.

반면 무르시 대통령을 배출한 무슬림 원리주의 조직인 무슬림형제단 출신 각료는 네 명에 불과했다. 이 중에서 살라흐 압둘 마끄수드 공보부 장관은 유명 언론인으로 무슬림형제단 가운데서도 핵심 인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스라엘의 일간지 <하레츠>는 그의 임명에 대해 “이집트 국영 언론들이 무슬림 영향권 아래 놓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경계했다. 여성 각료는 두 명인데, 그중 한 명인 나디아 자카리 과학조사부 장관은 이번 내각에 포함된 유일한 기독교인이다. 깐딜 총리는 “이번 인사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전문성과 능력”이라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이제 이집트에서 급격한 정책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깐딜 총리는 이집트의 단결을 호소했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혁명의 정신을 생각하며 일치단결해 국난을 극복해야 한다”며 “누가 콥트교(기독교의 일파)인지, 무슬림인지, 살라피(이슬람 정통주의)인지 더 이상 물을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 이집트인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 각료들 앞에는 산적한 과제가 남아 있다. 이들은 무슬림의 명분과 실리주의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미국,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등과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오랜 내부 갈등으로 피폐해진 경제를 되살려야 한다. 그러나 지난 혁명을 주도했던 젊은층들은 무르시가 탄타위의 지위를 유지함으로써 옛 체제와 맞설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개탄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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