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시시, 엘바라데이, 샤피끄
‘군부’ 시시 ‘무바라크 세력’ 샤피끄
‘자유주의’ 엘바라데이 등 떠올라
‘자유주의’ 엘바라데이 등 떠올라
3일 압둘파타흐 시시 이집트 국방장관(55·왼쪽)이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축출을 전격적으로 발표해, ‘포스트 무르시 시대’ 이집트 정계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시시는 무르시 대통령이 2012년 집권 뒤 군부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세력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고 발탁한 인물이다. 시시는 무바라크의 측근인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을 제치고 군의 1인자가 됐지만, 자신을 발탁한 무르시를 몰아내는 역설적 상황을 연출했다. 카이로 출신으로 군사학교를 졸업한 뒤 군부의 요직을 거쳐왔고 군 정보·안보 계통을 총괄하기도 했다. 독실한 이슬람 신자인 그는 이슬람주의자들과 지나치게 가깝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 미국에서 연수를 받는 등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영국 <비비시>(B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밖에 주요 지도자 후보로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71·가운데)과 무바라크 정권의 마지막 총리를 지낸 아흐메드 샤피크(71·오른쪽) 등이 꼽힌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외교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바라데이는 자유주의적 세력을 대변한다. 그는 이번 반무르시 시위에서 범야권그룹인 구국전선(NSF)을 이끌며 야권 지도자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하지만 대중적 영향력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1년 시민혁명으로 물러난 무바라크 측근 세력이 재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세속주의자들과 콥트기독교인 사이에서는 샤피크의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지난 대선 결선 투표에서 샤피크는 무르시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하지만 군부와 옛 정치세력, 자유·세속주의 등이 이번 시위 동안 무르시 대통령 축출을 위해 손을 잡았지만, 함께 합의한 비전을 가진 것은 아니다. 이런 복잡한 정치 지형 탓에 누가 새로운 지도자로 등장할지, 어떤 의외의 인물이 부상할지 단언하기엔 아직 이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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