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사담 후세인, 자작 옥중시 ‘부시에게’ 공개

등록 2005-08-26 16:11수정 2005-08-26 16:21

"당신은 거짓말쟁이" 독설 퍼부어
미군에게 생포돼 이라크 전범특별재판소에서 재판 받고 있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옥중에서 쓴 자작시 '부시에게'가 번역 소개됐다.

'한국평화문학' 제2집 '평화, 폭력 그리고 문학'(화남 펴냄)에 실린 이 시는 수감중인 사담 후세인이 옥중에서 쓴 것을 취재기자가 받아 적은 것이다. 올해 초 미국 인터넷 매체(www.unknownnews.net)에 올렸던 것을 한국외대 임병필 교수가 번역해 국내에 소개했다.

'부시에게'라는 제목을 붙인 이 시는 부시 미 대통령에 대한 힐난과 조롱을 담고 있다. 이 시는 "그들은 나를 구덩이 속에서 발견했다고 했다…/부시, 당신은 거짓말쟁이/엿이나 먹어라"라며 생포 당시의 상황이 조작됐다는 것을 밝히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어 "이라크 사람들과 나는/당신이 인정도 없는/냉혈한이라는 것을/잘 알고 있어"라거나 "나는 에어컨이 있는 독방에 앉아서/당신의 사진을 보며/방귀도 뀌고/비웃고/하품을 하지"라며 야유한다.

그는 "백악관과 의회가/바보같은 당신에게/대량 살상 무기에 관한/거짓말을 하도록 허용했지"라며 미국의 부도덕성과 부시의 우둔을 싸잡아 공격하는가 하면, "이제 당신과 동맹국들이/내 나라를 점령하고는/당신 때문에/이라크인들이 자유가 되었다고/주장하지"라며 이라크 전쟁의 부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책에는 사담 후세인의 시와 함께 시나 안톤, 둔야 미카일, 아도니스 등 아랍문학을 대표하는 시인들이 이라크 침공 이후 이라크인들의 마음과 반전평화 의지 등을 담은 11편의 시가 실려 있다.

다음은 시 '부시에게' 전문.


그들은 나를 구덩이 속에서 발견했다고 했다…
부시, 당신은 거짓말쟁이
엿이나 먹어라.

너희들 미국 군대가 우리에게 폭탄을 퍼붓는다
당신들이 "준비되었으면 합시다"라고 외치기를 좋아하지만
이라크 사람들과 나는 당신이 인정도 없는
냉혈한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

당신은 "끌고 와"라고 말할 때
마치 위대한 인물이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인데
나는 에어컨이 있는 독방에 앉아서
당신의 사진을 보며
방귀도 뀌고
비웃고
하품을 하지.

당신은 한 남자에 대해 동정어린 농담을 하지
당신은 대통령으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위엄을 갖추고
당신의 백성들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모든 똥구멍들이 당신을 믿고
당신의 지시를 따랐지.
백악관과 의회가
바보같은 당신에게
대량 살상 무기에 관한
거짓말을 하도록 허용했지.

이제 당신과 동맹국들이
내 나라를 점령하고는
당신 때문에
이라크인들이 자유가 되었다고
주장하지.

부시,
술을 마시고
취해 봐
그러면 당신은 어느 누구도
특히 나를 속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지 모르지.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