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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IS ‘참수형’의 뿌리는 사우디

등록 2014-09-25 20:30수정 2014-09-25 23:05

수니파 근본주의 와하비즘 추종
사우디도 최근 19명 공개적 참수
“죄인 제거가 공동체 정화” 인식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8월4일 이후에만 19명이 공개 참수형을 당했다. 참수된 이들 가운데 절반은 중범죄자가 아니었다. 이슬람국가(IS)의 참수 행위에는 분노하면서 왜 사우디의 공개 참수 행위에는 눈을 감나.’

한 무슬림은 8월22일치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사우디는 극단주의 수출을 멈춰야 한다’는 글에서 이슬람이 탄생한 사우디에서의 이런 잔인한 형벌이 다른 지역에서 참수 등 잔인한 행동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미국인 기자 참수 등으로 세계를 경악케 한 이슬람국가는 그 행태뿐만 아니라 정신까지도 사우디에 뿌리를 두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24일 이슬람국가가 자신들이 통치하는 지역의 학교에 사우디에서 들여온 ‘와하비즘’ 서적을 배포하고, 차량에도 와하비즘 문구를 쓰고 다닌다고 전하며, 이슬람국가가 수니파 이슬람 근본주의인 와하비즘을 배타적으로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프린스턴대의 버나드 헤이켈 교수는 이 신문에 “(이슬람국가는) 일종의 날것 그대로의 와하비즘”이라며 “이슬람국가와 알카에다는 폭력에 대한 견해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알카에다에게 폭력이 수단이라면 이슬람국가한테는 폭력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알카에다는 죄악에 빠진 이들을 구하는 수단으로 폭력을 받아들이지만, 이슬람국가는 죄악에 빠진 이들을 없애는 것이 공동체 정화에 필수적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와하비즘은 이슬람 신학자인 무함마드 이븐 압드 알와하브(1703~1787)의 이름을 딴 것이다. 1744년 아라비아 반도의 사막에서 이뤄진 와하비와 사우드 가문의 동맹이 사우디의 건국을 가능케 했고, 지금까지도 사우디의 토대를 이룬다. 와하비즘은 이슬람 세계의 타락이 이슬람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린 데서 비롯했다면서 무함마드 시대의 초기 이슬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초기 무슬림 공동체를 복원하려는 노력을 방해한다면 누구라도 제거돼야 한다고 말한다. 1925년에는 초기 이슬람 지도자들의 유해가 안치된 1400년 된 무덤을 파괴하기도 했다. 우상숭배를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슬람국가도 점령지에서 시아파 사원 등을 폭파했다. 사우디의 메카와 메디나에서는 정숙하지 못한 옷차림을 하거나 여성금지 구역에 잘못 들어선 여성을 종교경찰이 곤봉으로 두들겨 패기도 한다.

사우디는 시아파인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리아 반군을 지원해 왔으며, 이슬람국가로도 돈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슬람국가의 급성장은 사우디 등 걸프지역 수니파 왕정들의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하지만 사우디는 미국의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 공습에 참가했다. 미국과 동맹인 사우디 왕정이 내린 결정이지만, 와하비파 종교계가 동의하는지는 의문이다. <아에프페> 통신은 “시리아 공습에 참여한 사우디 공군 조종사 8명의 얼굴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이들이 인터넷상에서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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