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 “테러 가능성도 배제안해”
IS “우리가 격추했다” 주장
IS “우리가 격추했다” 주장
이집트 시나이반도 상공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는 공중에서 부서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러시아 항공 관리들이 1일 밝혔다.
사고 현장을 조사하는 빅토르 소로첸코 러시아 정부간항공위원회 위원장은 “공중에서 비행기가 부서졌으며, 잔해가 20㎢가량 광범위한 지역에 흩어졌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르 네랏코 러시아 항공청장은 잔해가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는 것을 볼 때 여객기가 높은 고도의 공중에서 부서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한 관리는 여객기가 상공에서 두 쪽으로 쪼개져 한쪽은 불타고 다른 쪽은 지상의 암반으로 충돌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여객기 꼬리 부분이 동체와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고, 이는 공중에서 이 부분이 떨어져 나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고 여객기는 2001년 카이로 공항에서 착륙할 때 꼬리가 파손된 적이 있어, 꼬리가 동체와 떨어져 나간 것과 관련이 있지 않나 추측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잔해 조각도 비교적 커, 여객기가 추락 직전까지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비행하며 지상과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 비행기가 높은 고도에서 산산조각 난 것이 아니라 문제가 생긴 뒤에도 비행하다 지상에 추락한 증거라는 것이다. 코갈리마비아 항공 쪽도 2일 여객기 추락은 “외부적 충격에 의해서만 발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여객기 추락이 테러공격에 의한 것일 수도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그 어떤 가설도 배제할 수 없는 단계’라고 답했다.
사고 뒤 이슬람국가(IS) 이집트 지부는 자신들이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으나, 지금껏 이집트 정부를 비롯해 러시아 당국도 그 가능성은 일축해왔다. 셰리프 이스마일 이집트 총리는 사고 항공기가 고도 9450m로 비행하고 있어서, 이슬람국가 등 테러단체들이 소지한 무기로는 격추시킬 수 없다고 확인했다. 아직까지 사고 원인은 기체 결함이나 폭발물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항공 전문가 마이클 클라크 교수는 “항공기가 두 쪽이 났고, 이는 기술적 결함이 아니라 아마 기내 폭발을 시사하는 것이다”라고 <비비시>(BBC) 방송에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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