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리 호텔 인질극 상황
총기난사로 프랑스인 등 3명 사망
130여명 억류…무슬림은 풀어줘
프랑스군 주둔, 파리테러 관련 촉각
130여명 억류…무슬림은 풀어줘
프랑스군 주둔, 파리테러 관련 촉각
아프리카 서북부 말리의 한 고급 호텔에서 무장괴한들이 130여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적어도 3명이 숨졌다. 말리는 프랑스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격퇴하기 위해 파병한 곳이어서 지난 13일 파리 테러와 관련이 있는지 주목된다.
20일 아침 7시께 말리 수도 바마코의 5성급 래디슨블루 호텔에 무장괴한들이 총격을 하며 침입해 투숙객 140명과 종업원 30명을 인질로 붙잡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인질 중에는 프랑스인이 많고, 중국·인도 출신도 포함돼 있다. 말리 군 관계자는 <에이피>(AP) 통신에 “10명의 무장괴한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면서 안전요원들한테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 호텔의 한 직원은 괴한들이 수류탄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인 1명과 말리인 2명이 숨졌다.
인질극을 벌이는 이들이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로 보인다. 괴한들은 애초 붙잡고 있던 170명의 인질을 무슬림과 비무슬림으로 구분한 뒤 무슬림은 풀어줬다. 이는 2013년 케냐 나이로비의 상가를 공격했던 알카에다 연계 조직 샤바브가 사용했던 수법이다. 말리에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안사르딘’ 등의 단체가 있다. 하지만 이슬람국가(IS) 지지자들은 트위터에서 ‘말리가 불타고 있다’는 해시태그를 달고 이번 호텔 공격에 환호했다. 이 호텔을 운영하는 레지도르 호텔 그룹은 군의 진압작전이 시작될 때도 호텔에 투숙객 125명과 종업원 13명 등 138명이 있다고 밝혔다.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말리는 종족간 분열이 깊어지면서 2012년 군부 쿠데타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북부 지역을 장악했다. 이에 프랑스는 2013년 초 군대를 보내 개입했다. 말리에서는 지난 8월 무장괴한들이 세바레의 비블로스 호텔에 난입한 뒤 총기를 난사해 정부군과 유엔 직원 등 8명이 숨진 바 있다. 현재 말리에는 1000여명의 프랑스군이 주둔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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