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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무장 군인에 맨손으로 맞선 ‘팔레스타인 잔다르크’ 12가지 혐의 기소

등록 2018-01-02 11:48수정 2018-01-02 20:53

지난달 트럼프 예루살렘 선언 반대 시위 참석한 16살 소녀 타미미
14살 사촌이 고무탄 맞고 중상 입자 군인 때리며 항의
폭행 영상 널리 공유…이스라엘, 폭행·직무 방해 등 혐의 적용
인권단체 “활동가 가족에 압력넣기 위해 가장 어린 구성원 타깃” 주장
지난달 15일 무장한 이스라엘군의 얼굴을 맨손으로 때리는 팔레스타인 소녀 아헤드 타미미.   비비시(BBC) 화면 갈무리
지난달 15일 무장한 이스라엘군의 얼굴을 맨손으로 때리는 팔레스타인 소녀 아헤드 타미미. 비비시(BBC) 화면 갈무리
무장한 이스라엘군을 맨손으로 때린 팔레스타인 소녀가 12가지 혐의를 받고 기소됐다.

<비비시>(BBC) 방송은 이스라엘 당국이 지난 15일 서안지구에서 ‘예루살렘이 이스라엘 수도’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언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한 팔레스타인인 아헤드 타미미(16)를, 이스라엘군에게 돌을 던지고 폭행했으며 군인의 직무를 방해한 혐의 등 12가지 혐의로 기소했다고 1일 보도했다. 타미미의 ‘폭행’ 장면은 동영상으로 촬영돼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공유됐다. 해당 영상을 보면 타미미는 무장한 이스라엘군에게 다가가 팔을 잡고 밀치고 발로 차고 손으로 얼굴을 때리기도 한다. 영상을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린 것은 그의 어머니로, 어머니 또한 기소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타미미의 아버지 바셈은 지난달 19일 페이스북에 타미미가 이런 행동을 한 이유는 그의 14살 된 사촌이 이스라엘군이 쏜 고무탄을 맞고 중상을 입었기 때문이라고 올렸다. <알자지라>를 보면 타미미와 마찬가지로 지난달 15일 예루살렘 선언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했던 사촌 무함마드는 이스라엘군이 쏜 고무탄을 근거리에서 맞고 72시간 동안 혼수상태에 머물렀다. 바셈은 현지 언론에 지난달 19일 이스라엘군이 타미미를 체포할 때 가스탄을 던지고 창문을 깨는 등 폭력 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하기도 했다.

타미미가 이스라엘군에 맨손으로 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년 전에도 그는 이스라엘군에게 돌을 던져 붙잡힌 남동생을 구하려 군인의 팔을 물어뜯은 적이 있다. 이 영상 또한 널리 공유됐다. 타미미의 변호인은 팔레스타인 청소년들이 돌을 던진 혐의로 통상 6~9달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권리단체인 앗다미르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활동가 가족과 나아가 전체 공동체에 사회 운동을 중단하라는 압력을 넣기 위해 통상 가족 중 가장 어리고 취약한 구성원을 타깃으로 삼는다”고 주장했다. 타미미 가족은 서안지구 나비 살레 지역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가 집안 중 하나다. 타미미는 어려서부터 이스라엘군에 의한 친족의 죽음, 부모의 구금 등을 숱하게 겪었다. 바셈은 “아헤드 타미미가 저항의 상징이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그를 무너뜨리려 한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탈레반에 맞서 여성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글을 기고했다가 탈레반의 총격을 받았지만 생존한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에 비해 타미미가 덜 주목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사프자이는 2014년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알자지라>는 의견란을 통해 타미미가 유사프자이에 비해 인권단체 등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탈레반이나 보코하람 등 비국가단체의 잔학행위에 비해 국가 폭력은 더 쉽게 용인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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