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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댐 반대 단식…인도의 ‘지율’

등록 2006-04-09 18:13수정 2006-04-10 10:27

[아시아사람들] 환경운동가 메다 파트카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의 삶터를 빼앗아선 안 됩니다.”

인도의 환경운동가 메다 파트카르(52)는 일주일 넘게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나르마다강의 댐을 높이려는 정부에 맞선 외로운 투쟁이었다. 그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새파랬고, 부르튼 입술은 여기저기 골이 패었다. 경찰은 단식 9일째인 6일 그를 강제로 끌고가 병원에 입원시켰다.

파트카르는 인도 구자라트주에 있는 나르마다강의 댐을 110m에서 121m로 높이려는 정부의 결정에 항의해 지난달 28일 단식에 들어갔다. “공사현장에 장관들을 보내 대책을 세우도록 할테니 단식을 그만두라”는 만모한 싱 총리의 호소도 그를 막지 못했다. 그는 정부의 결정이 이주민들의 새로운 거주지가 확정될 때까지 댐 건설을 금지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트카르는 20여년째 ‘나르마다강 구하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인도의 첫 총리 자와하랄 네루가 1950년에 시작한 사르다르사로바르 개발계획의 하나인 나르마다강 댐 건설은 오랜 법적 분쟁과 주민들의 항의로 진통을 겪었다. 정부의 댐 건설로 내몰린 3만5천명의 이주민들은 거주지를 마련하지 못해 침수 위험에도 불구하고 마을로 되돌아오고 있다.

파트카르의 단식투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1991년 22일 동안이나 단식투쟁을 벌여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까지 빠졌다. 93년과 94년에도 나르마다강 댐 건설 계획의 재평가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였다. 결국 댐 건설에 돈을 대는 세계은행은 인도 정부에 환경 보전과 이주민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인도 정부는 4만5천달러의 마지막 차관을 포기해야 했다. 이어 인도 대법원은 95년 이주민 거주지가 확정될 때까지 댐 건설을 중단하라고 판결했다.

인도의학연구소 집중치료실로 옮겨진 파트카르는 병원이 제공하는 음식과 약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은 7명의 경호원을 배치해 병실을 통제하고 있다. 그는 의식도 또렷하고 몸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단식농성을 하는 동안 인도의 대표적인 작가 아룬다티 로이를 비롯해 전직 장관 등 수십명의 저명인사들이 나라마다강 구하기에 지지를 표명했다.

최은주 기자 flowerpi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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