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지역을 강타한 지진으로 이재민이 된 소년이 29일 족자카르타 인근 반툴의 폐허가 된 집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반툴/AP 연합
인도네시아 지진 사흘째
사망자 5천여명 부상 2만명…이재민 20만
환자들 치료 못 받고 어린이들 질병 노출 “환자들로 넘쳐나는 병원, 의약품과 마실 물 부족 등 당장 시급한 해결 과제가 너무 많아요.” 존 버드 국제아동기금 대변인은 29일 “족카르타 병원들은 평소보다 다섯 배나 많은 환자들을 보살피고 있다”고 설명하며 “현재 병원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토로했다고 <아에페프(AFP) 통신>이 전했다. 그는 “수천명의 어린아이들이 질병에 노출돼 있음에도 현장의 구조요원들은 그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7일 새벽(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 족카르타 일대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9일 현재 5136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밝혔다. 그러나 부상자 2만여명을 포함해 이재민 20만여명은 모든 것을 앗아가버린 자연의 재앙 앞에 슬퍼할 틈도 없이 생존을 위해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사상자의 60%가 발생한 족카르타 남부 반툴지역의 주요 병원은 거의 붕괴돼 구조팀들은 야전병원을 설치해 넘쳐나는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유럽연합 자선단체 ‘에코’의 자카르타 담당 카를로스 알폰소는 “의사, 간호사, 의약품, 수술 재료 등 이곳 의료분야에서 어느 것 하나 필요하지 않은 게 없다”고 지원을 호소했다. 잠프리트 마을에 사는 포니란은 천신만고 끝에 무너진 집에서 찾아낸 5살짜리 딸 엘리가 병원에서 치료를 기다리다 사망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진지역에 있는 12개 정수처리장 가운데 9개가 정전 등으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깨끗한 마실 물 부족이 심각하다. 이에 따라 국제적십자사, 인도주의단체 옥스팜 등 각 기구는 재난현장에 앞다투어 식수탱크를 보내 이재민들을 돕고 있다. 반투로 가는 길 곳곳에는 굶주린 이재민들이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적힌 표지판을 쥐고 있거나, 물통을 내밀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구걸을 하고 있다고 <아에페프통신>이 보도했다. 또한 길가에는 이재민들이 임시로 사용하는 텐트와 방수천이 줄을 이어 서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29일 보도했다. 참극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주니라는 주민은 “새벽에 집에서 나와 관공서를 찾아갔지만 아무도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29일 오전부터 지진으로 폐쇄됐던 족카르타 공항이 재개돼 구호물자와 각 국의 구조팀을 실은 비행기가 속속 도착하면서 구난활동에도 서서히 활기를 띠고 있다. 사람들은 물자 부족에 따른 고통보다 여진을 더 두려워한다. 여진이 일어날까봐 집 밖이나 길거리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 몇 주 동안 용암을 분출하는 메라피 화산은 강력한 지진을 처음 겪어본 주민들에게는 이제 불을 뿜어대는 지옥의 화산처럼 다가오고 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난 내가 방문한 여러 재난 지역에서 구호 및 구조활동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정부 관리들에게 좀더 기민하게 움직이도록 촉구했다. 김도형 박현정 기자 aip209@hani.co.kr
환자들 치료 못 받고 어린이들 질병 노출 “환자들로 넘쳐나는 병원, 의약품과 마실 물 부족 등 당장 시급한 해결 과제가 너무 많아요.” 존 버드 국제아동기금 대변인은 29일 “족카르타 병원들은 평소보다 다섯 배나 많은 환자들을 보살피고 있다”고 설명하며 “현재 병원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토로했다고 <아에페프(AFP) 통신>이 전했다. 그는 “수천명의 어린아이들이 질병에 노출돼 있음에도 현장의 구조요원들은 그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7일 새벽(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 족카르타 일대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9일 현재 5136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밝혔다. 그러나 부상자 2만여명을 포함해 이재민 20만여명은 모든 것을 앗아가버린 자연의 재앙 앞에 슬퍼할 틈도 없이 생존을 위해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사상자의 60%가 발생한 족카르타 남부 반툴지역의 주요 병원은 거의 붕괴돼 구조팀들은 야전병원을 설치해 넘쳐나는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유럽연합 자선단체 ‘에코’의 자카르타 담당 카를로스 알폰소는 “의사, 간호사, 의약품, 수술 재료 등 이곳 의료분야에서 어느 것 하나 필요하지 않은 게 없다”고 지원을 호소했다. 잠프리트 마을에 사는 포니란은 천신만고 끝에 무너진 집에서 찾아낸 5살짜리 딸 엘리가 병원에서 치료를 기다리다 사망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진지역에 있는 12개 정수처리장 가운데 9개가 정전 등으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깨끗한 마실 물 부족이 심각하다. 이에 따라 국제적십자사, 인도주의단체 옥스팜 등 각 기구는 재난현장에 앞다투어 식수탱크를 보내 이재민들을 돕고 있다. 반투로 가는 길 곳곳에는 굶주린 이재민들이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적힌 표지판을 쥐고 있거나, 물통을 내밀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구걸을 하고 있다고 <아에페프통신>이 보도했다. 또한 길가에는 이재민들이 임시로 사용하는 텐트와 방수천이 줄을 이어 서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29일 보도했다. 참극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주니라는 주민은 “새벽에 집에서 나와 관공서를 찾아갔지만 아무도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29일 오전부터 지진으로 폐쇄됐던 족카르타 공항이 재개돼 구호물자와 각 국의 구조팀을 실은 비행기가 속속 도착하면서 구난활동에도 서서히 활기를 띠고 있다. 사람들은 물자 부족에 따른 고통보다 여진을 더 두려워한다. 여진이 일어날까봐 집 밖이나 길거리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 몇 주 동안 용암을 분출하는 메라피 화산은 강력한 지진을 처음 겪어본 주민들에게는 이제 불을 뿜어대는 지옥의 화산처럼 다가오고 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난 내가 방문한 여러 재난 지역에서 구호 및 구조활동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정부 관리들에게 좀더 기민하게 움직이도록 촉구했다. 김도형 박현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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