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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인도 ‘어린 하녀’ 월급 6800원

등록 2005-11-04 18:08수정 2005-11-04 18:08

10~18살 소녀 착취… 구타·폭언까지 가해
“아침 5시에 일어나서 모든 집안일을 마치고 주인집 부부가 직장에 간 사이 두살난 아이를 돌봤어요. 밤에는 주인집 할머니 침대 옆 바닥에서 잠을 자면서 시중도 들어야 했고요.”

17살난 인도 소녀 란자나 사르다르가 캘커타의 중산층 가정에서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받고 몸종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시작한 것은 12살때이다. 란자나가 은행원인 ‘주인’에게서 받는 월급은 300루피(약 6800원)에 불과하다. 뉴델리 지역 월 최저임금인 2800루피의 10분 1에 가까운 금액이다.

인도에서 라자나처럼 10~18살의 어린 여자아이를 싼값에 고용해 온갖 허드렛일을 시키고 심지어 구타와 폭언을 일삼는 중산층 가정이 크게 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이 4일 보도했다. 최근 몇년새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맞벌이하는 가정이 크게 증가한 데다 도시의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전돼 아이들을 돌봐줄 할머니들이 존재하지 않게 되자 인도의 신흥 부유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전문직 가정에서 어린 여자아이를 마구 고용해 노예처럼 ‘착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 어린이보호단체인 ‘어린이구출’의 영국지부는 “인도에서 남의 집살이를 하는 18살 이하 여자아이는 5백만명 가량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어린 하녀들은 값도 싸고 고분고분하기 때문에 인신매매범들의 직업소개소에는 아이들을 찾는 주문이 끊기지 않는다고 한다.

인도에서는 법으로 어린아이들을 위험한 일을 하지 못하도록 돼 있으나 ‘가정부 일’은 위험한 일로 간주되지 않고 있다. 인도정부는 저임금 공장에서 아이들을 일시키는 행위는 단속하고 있으나 아이들을 하녀로 고용하는 일은 수수방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일부 가정은 가난한 시골의 아이들을 일자리를 줌으로써 그들에게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어린이 구출’의 브라이언 헤이데이 인도지부 소장은 “일부 그런 점이 있긴 하지만 조사결과 아이들의 과반수는 육체적으로, 성적으로 학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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