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하리아나주 북부의 한 마을에 떨어진 얼음 덩어리로, 항공기 배설물로 추정된다. 사진출처: 영국 <비비시>(BBC) 방송 누리집 갈무리.
지난 21일 아침 인도 하리아나주 북부 구르가온 디스트릭트의 파질푸르 발리 마을에 10~12㎏짜리 ‘아이스 볼’이 떨어졌다. ‘쿵’ 하는 큰 소리를 내며 하늘에서 떨어진 물체에 놀란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외계 물질”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어떤 사람은 유성이라고 생각했다. 샘플을 조금 떼 집으로 가져가 냉장고에 고이 보관한 사람도 있었다.
이 마을에 전문가를 파견한 비베크 칼리아 파타우디 치안판사는 21일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정확히 무엇인지 알기 위해 과학수사연구소로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22일 “항공기 배설물 얼음이라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는 칼리아 판사의 말을 전했다.
항공기 화장실에는 배설물을 저장하는 탱크가 따로 있다. 통상 항공기가 착륙한 뒤 처리하지만, 상공에서 버리는 것도 허용된다. 상공에서 버릴 경우 대기의 낮은 온도 탓에 배설물이 언다. 기내 화장실에서 냄새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물질이 섞여 있을 땐 색이 파랗게 변하기도 해 ‘블루 아이스’라고도 불린다.
인도에서는 2016년 1월 마디야 프라데시주에서 한 여성이 축구공 크기 ‘블루 아이스’에 맞아 심각한 어깨 부상을 당했다. 항공기에서 버린 오물 얼음이 이 여성의 집 지붕을 뚫고 들어온 것이다. 같은해 12월 인도의 한 법원은 인도 항공기들이 오물을 상공에서 버리면 벌금형을 부과한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블루 아이스’ 문제가 인도에만 있는 건 아니다. 영국 상공에는 매년 항공기 250만대가 오가는데, 매년 25건 정도의 ‘블루 아이스’가 보고되고 있다고 <비비시> 방송이 전했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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