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좌파, ‘빙점’ 편집장 정면 비판
후진타오 외교노선에도 “한법 위반”
후진타오 외교노선에도 “한법 위반”
중국공산당 내부에서 ‘좌파’의 목소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일부 ‘좌파’ 지식인들은 논란이 된 <빙점> 리다퉁 편집장을 ‘자유주의자’로 비판했다. 또 후진타오 주석의 4세대 지도부의 외교 방향에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홍콩 <아주시보>는 27일 중국에서 ‘좌파’의 목소리가 이처럼 드높아진 건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황지쑤 <국제사회과학> 부편집장, 양판 중국정법대 교수, 왕샤오둥 중국청소년연구중심 연구원 등 ‘좌파’ 지식인 세 사람은 26일 오후 베이징에서 열린 한 강좌에서 리다퉁 <빙점> 편집장 등 자유주의자들을 비판하고 나섰다고 홍콩 <명보>가 27일 보도했다. 황지쑤 부편집장은 “이들은 오늘날의 체제를 이용해 신문사 따위를 사유화한다는 점에서 다른 관료 출신 장사꾼들과 다를 바 없다”며 “이들의 배후에는 서방 자본주의와 민간자본 이익집단이라는 ‘상전’이 있다”고 비난했다. 양판 교수는 <빙점> 정간 사태를 낳은 위안웨이스 교수가 ‘의화단’을 재평가한 논리를 겨냥해 “의화단으로 대변되는 민족주의는 ‘국가의 신앙’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왕 연구원은 최근 중국 텔레비전 역사 드라마 <옹정왕조>와 <공화제를 향하여>가 자유주의 사조라며, “폭력혁명에 반대하고 제국주의에 노예처럼 굴복함으로써 민족 생존의 위기를 몰고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시야 전 전국총공회(노동조합) 서기처 후보서기와 마빈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고문은 ‘구좌파’ 사이트인 ‘마오쩌둥 기치 망’을 통해, 지난해 <인민일보> 해외판에 실린 정비젠 개혁개방논단 이사장의 글 ‘21세기 중국공산당이 갈 길’을 공개비판했다고 <아주시보>가 이날 전했다. <인민일보>의 정 이사장의 글은 후진타오 지도부의 외교 노선을 대변한 글이다. 이들은 정 이사장이 과거 장쩌민 시대처럼 “공정하고 합리적인 국제 정치경제 신질서의 건립”과 같은 노선을 내세우지 않고 “중국공산당은 현존 국제질서에 도전할 의사가 없다”고 주장해, 중공 당헌과 중국 헌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국 중심의 제국주의 체제 질서를 반대하지 않고 미국 주도의 ‘지구화’에 편승하는 것은 당헌과 헌법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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