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핑
사회과학 전문가들 발탁…‘엔지니어형’ 서 인사 선회
중국 지도부가 ‘엔지니어형 지도자’에서 ‘관리형 지도자’로 바뀌고 있다. 최근 중국의 장·차관급 인사를 보면 경제·경영·법학 등 이른바 ‘사회과학’ 전문가들이 꾸준히 발탁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이공계통’을 중시하던 장쩌민 주석 시절의 인사에 견줘, 후진타오 주석의 인사 원칙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고 타이베이의 <중국시보>가 19일 보도했다.
지난 14일 막을 내린 중국 최고 의결기관 전국인민대표대회 10기 4차 전체회의 이후 중국 당국이 발표한 인사에서도 이런 현상을 감지할 수 있다. 지난 1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정년을 3년 남겨둔 리더수이(62) 국가통계국 국장이 물러나고 부국장인 추샤오화(48)가 국장으로 임명됐다고 전했다. 추 국장은 베이징사범대에서 국제금융학으로 박사학위를 딴 뒤 국가통계국에서만 20년 근무해 ‘통계국 귀신’으로 불린다. 후 주석이 전문가 기용 인사 원칙을 관철한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말 충칭시 서기로 승진한 왕양(51) 전 국무원 부비서장의 빈자리에는 장핑(60)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이 기용됐다. 장 부비서장은 안후이성에서 줄곧 농업과 경제 분야에서 일해온 농업경제 전문가로, 2000년 농업세를 폐지하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지난해 8월 국가발전개혁위로 발탁됐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 말 후난성 서기에 경영학 석사 학위를 지닌 장춘센(52) 전 교통부장을, 헤이룽장성 서기에 통계학을 전공한 첸윈루(62) 구이저우성 서기를 임명하는 등 경제·경영 전문가를 중시하는 후진타오 주석의 인사 경향을 또 한번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시보>는 이를 두고 “최근 중국에서 각종 사회·경제문제가 터져나오고 있어 ‘엔지니어로 나라를 다스리는’ 전략에서 ‘관리 전문가로 나라를 다스리는’ 전략으로 전환해 민생 문제 해결에 힘을 더 기울이겠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후진타오(칭화대 수리공정), 원자바오(중국지질대학), 우방궈(칭화대 전기공학) 등 장쩌민 시대 발탁된 최고 지도자들은 거의 예외 없이 ‘이공계 엔지니어’들로 채워진 바 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추샤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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