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0.2% 성장…올해 목표치 2%나 앞질러
대출금리 전격 인상…과열업종, 신규 진입 금지
“경기 식히기 힘들 것”…위안화 절상 가능성 있어
대출금리 전격 인상…과열업종, 신규 진입 금지
“경기 식히기 힘들 것”…위안화 절상 가능성 있어
중국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경기를 식히기 위해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27일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금리를 5.58%에서 5.85%로 전격 인상했다. 1년 만기 대출금리는 2004년 10월 5.58%로 오른 뒤 1년6개월 가량 이 수준을 유지해 왔다. 이에 앞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설비 과잉이 심한 석탄, 시멘트, 알루미늄 등 5개 업종에 대해 신규 진입을 불허하고 토지 제공과 신규 대출을 사실상 금한다는 조처를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이 금리 인상을 발표한 다음날인 28일, 아시아를 중심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주가가 출렁이는 등 파장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대책 정도로 과열 경기에 제동을 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국은 2004년과 2005년에도 몇가지 진정책을 썼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중국의 고도성장세는 올들어 더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0.2%로, 지난 한해 성장률(9.9%)보다 높을 뿐 아니라 올해 정부 목표치(8.0%)를 크게 앞질러 가고 있다. 특히 각종 투자가 급증한 게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8%, 부동산투자는 20.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이들 투자를 뒷받침하는 것이 은행의 대출 증대로, 총통화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8%에 이른다. 이는 정부 목표치보다 2.8%포인트 높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과잉투자를 0.27% 금리 인상 등으로 다잡는 것은 힘에 부친다고 말한다. 예금금리(1년 만기)를 2.25%에서 묶어놓은 것도 이런 분석을 거든다. 정부 당국이 성장의 또다른 축인 소비가 위축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대형 투자 프로젝트들이 계속 진행될 수밖에 없다. 지방정부들이 고용문제 등을 감안해 중앙정부의 과열진정이라는 정책의도를 순순히 따라줄지도 확실치 않다.
다만, 이번 금리 인상을 통해 중국 정부가 경기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신호를 보내는 의미는 있다. 또 부동산시장 등의 거품을 줄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의 예상대로 인민은행이 일반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높인다면 이런 효과는 좀더 커질 수 있다.
중국이 금리를 조정한 것을 계기로 위안화 절상에 나서지 않을까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등의 요구에 화답하면서 경기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낌새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이번에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데서 보듯, 위안화 가치를 높이기 위한 추가 조처를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국제금융시장 한편에서는 위안화 하루 변동폭을 현재의 0.3%에서 1.5%로 확대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이경 선임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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