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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나이지리아 유전 손떼라”

등록 2006-05-01 19:31

분리독립 반군, 차량 폭탄테러 “경고” 성명
석유 확보 공들여온 중국, 아프리카서 역풍
개발도상국의 벗으로 자처하며 제3세계에서 세력을 넓혀온 중국도 미국 등 다른 서방국가들처럼 ‘제국주의’ 세력으로 낙인찍히고 있다.

나이지리아 남부 유전지대인 니제르 삼각주에서 석유 통제권과 유전지대 분리독립을 요구하며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는 무장단체가 지난 29일 정유공장 근처에서 차량폭탄 공격을 저지른 뒤, 중국 석유산업 종사자들에게 이 지역을 떠나라고 경고했다고 〈아에프페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이 1일 보도했다. 중국이 개발도상국에서 해방운동 세력의 표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장단체 ‘니제르 델타 해방운동(MEND)’은 29일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니제르 삼각주의 유전지대에서 유조차를 향한 차량폭탄 공격을 감행했다며, “이번 공격은 나이지리아 석유업계의 모든 관련자에 대한 경고이자, 특히 중국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다. 이들은 나이지리아석유공사가 최대한 빨리 이 분쟁지역에서 떠나라고 요구했으며, 이어 중국 정부가 나이지리아 석유산업에 투자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니제르 델타 지역의 지방정부는 이날 폭발물을 가득 실은 차량이 유조차량 근처에서 폭발해 4대의 자동차가 훼손됐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무장단체는 핸드폰을 이용해 폭발을 원격조종했으며, 이번 공격에 모두 30㎏의 폭탄이 사용됐다고 〈로이터〉가 이날 전했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의 유전은 서방 5대 다국적 석유기업에 의해 장악되어 왔으나, 최근 중국도 새로 발을 들여놓았다. 이번 폭발 사건 직전인 지난달 26~27일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5월19일로 예정된 나이지리아 4개 유전 개발권 입찰에서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가 우선 개발권을 얻도록 나이지리아 정부와 합의했다. 중국은 그 대가로 나이지리아에 40억달러어치의 기초 설비 건설을 제공하기로 했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의 원료를 공급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앙골라, 케냐, 수단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 에너지 협력을 강화해 왔다.

나이지리아로부터 분리 독립을 요구하고 있는 ‘니제르 델타 해방운동’은 지난 몇년 동안 셸과 엑손모빌 등 서방 석유산업 관계자들에 대한 납치와 공격을 강화하고 있으며, 올해 이미 13명의 외국 석유기업 종사자들을 납치한 바 있다. 이들은 관련 기업이 니제르 삼각주 지역을 떠나고 이 지역 석유의 반출을 전면 중단할 것을 맹세하면 모든 인질을 석방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공격으로 세계 8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의 석유 수출량이 지난 2월부터 25% 정도 감소하면서 국제 유가를 급속하게 끌어올렸다.

‘니제르 델타 해방운동’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유전지대인 니제르 삼각주에서 원유만 퍼가고 지역 개발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는 이 지역 주민들의 정서를 바탕으로 급격하게 세력을 확장해 왔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박민희 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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