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자랑스러운 인물 초상화를 경매에 올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의 원본 초상화가 경매에 부쳐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누리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베이징신보(北京晨報) 19일 보도에 따르면 이 소식을 전한 인터넷 신문 신랑(新浪)에는 18일 오후까지 1만건에 육박하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붙었으며, 절대다수가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정부가 나서 이를 중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경매를 할 수밖에 없다면 국가박물관이 사들여 소장해야 마땅하다는 견해도 있다.
올해는 마오가 중국 현대사에 커다란 과오로 남은 문화대혁명을 일으킨 지 40년, 사망한지 30년이 되는 해이지만 그는 여전히 중국인들의 가슴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근현대미술사 전문가인 중국미술관 천뤼성(陳履生) 연구원은 이 초상화의 역사적, 예술적 가치로 볼 때 경매예상가 100∼120만위안은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경매에 부쳐질 마오의 초상화는 1950년 베이핑(北平)국립예술전문학교 장전스(張振仕) 교수가 그린 것으로, 1950년 국경절을 기해 이 그림을 원본으로 한 대형 초상화가 톈안먼(天安門) 성루 정문에 내걸렸다.
중국공산당은 당시 팔각모를 쓴 군인 모습인 마오의 초상화를 바꾸기로 하고 전국의 유명 화가 30여명을 소집해 심사한 끝에 장 교수를 마오 초상화 전문화가로 선정했다.
마오의 초상화는 1949년 노동절을 기해 톈안먼에 처음 내걸렸는데 이 팔각모 작품도 장 교수가 그린 것이다.
한편 마오의 원본 초상화는 다음달 3일 미술품 경매업체인 화천(華辰)이 베이징 징광(京廣)센터에서 개최하는 경매시장에 출품될 예정이다.
작품은 가로 68.5㎝, 세로 91㎝ 크기로, 미국에 거주하는 한 화교가 소장하던 것이다.
박기성 특파원 jeansap@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