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당, 천 총통 출당·비리사위 이혼 거론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의 사위 자오젠밍(趙建銘)이 25일 주식 내부거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타이베이(台北) 지방검찰청은 24일 자오젠밍과 그의 부모, 동생부부 등 5명을 상대로 대만 토지개발공사 주식 매입경위를 집중 조사한 뒤 이날 주식 내부거래 혐의로 자오젠밍을 구속했다.
한때 파산 위기에 몰렸던 토지개발공사 주식은 자오젠밍이 매입한 직후 주가가 급상승, 자오에게 모두 4억대만달러(약 119억원)의 수익을 안겼다.
천 총통 가족의 비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이후 형사처벌 대상에 오른 것은 자오젠밍이 처음이다.
검찰은 또 자오의 부친 자오위주(趙玉柱)가 4개 회사의 고문으로 고용돼 한달에 43만대만달러(1천300만원)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인사개입, 이권청탁 등 비리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검찰은 이에 앞서 이 사건에 연루된 대만 기업인 2명을 구속한 바 있다.
천 총통 인척의 비리 혐의 외에도 대만 국가과학위원회 셰칭즈(謝淸志) 부주임이 24일 고속철도 진동 감소기술과 관련된 수뢰 혐의로 검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천 총통의 전 수석경호원이었던 위롄파가 지난 2004년 은행계좌에 246만대만달러(7천300만원) 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도 무려 930대만달러(2억8천만원) 어치를 주식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 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만 민진당내에서는 가족과 측근들의 총체적인 부패 의혹에 휩싸인 천 총통과 관계를 단절하고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단편구생(斷扁求生)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진당 기층에선 잇따른 부패스캔들로 지지도가 바닥인 천 총통을 출당시켜 관계를 단절한 다음 새로운 상태에서 차기 총통선거를 준비해야 한다는 논의가 한창 진행중이다.
일부 당원은 임신 8개월째인 천 총통의 딸 천싱위(陳幸여<女+予>)가 자오젠밍과 이혼을 해서라도 당을 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실제 천싱위는 이혼을 생각했으나 어머니 우수전(吳淑珍) 여사의 반대에 부딪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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