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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고유가에 석탄수요·막개발에 안전사고 ‘늘어’

등록 2006-06-02 18:46수정 2006-06-03 00:06

미군의 교통사고로 촉발된 격렬한 유혈 반미시위가 벌어진 뒤 평온을 되찾은 아프가니스칸 수도 카불 도심에서 1일 한 장애인이 옷을 말리고 있다. 카불/AP 연합
미군의 교통사고로 촉발된 격렬한 유혈 반미시위가 벌어진 뒤 평온을 되찾은 아프가니스칸 수도 카불 도심에서 1일 한 장애인이 옷을 말리고 있다. 카불/AP 연합
지난달 18일 중국 산시성 신징탄광에서는 침수사고로 광부들이 갱 속에 갇혔다. 탄광회사는 애초 5명이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밝혀, 해마다 5천~6천명이 탄광사고로 죽어나가는 중국에서는 큰 뉴스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갈수록 숫자가 늘어 56명이 갇힌 것으로 집계됐고, 대부분 숨졌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희생자 숫자조차 어림잡지 못하는 중국 탄광산업의 현주소는 국무원이 진상조사에 나설 정도로 파장을 일으켰다. <차이나 데일리>는 탄광 쪽이 진실이 알려질까봐 갇힌 광부들의 친척들을 네이멍구자치구로 빼돌리기까지 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 미국에서도 탄광이 폭발하고, 무너지고, 물에 잠기는 사고로 33명이 숨졌다. 벌써 지난해 수치(22명)를 넘어섰다. 사고는 탄광 개발이 한창인 버지니아주와 캔터키주의 애팔라치아산맥 지대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다.

석탄 수요 증가가 더 많은 광부들의 목숨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유가 급등은 대체제로서의 석탄 수요를 늘리고,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도 제철용 석탄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석탄이 다시 석유를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미국에서는 1970년대 초보다 생산이 두 배로 늘었다. 그런데도 값은 1990년대 말에 견줘 2~3배씩 뛰어 막개발을 부추기고 있다. 헤지펀드들은 석탄회사 주식을 사느라 바쁘다.

과거 같으면 손익분기점을 못맞출, 수십명 또는 수명의 광부를 둔 소규모 탄광들의 ‘일단 캐고 보자’는 행렬이 그치지 않는다. 안전기준이 엉망인 소규모 탄광의 미숙련 광부들이 ‘검은 노다지’를 캐다 사고를 당하는 일은 예고된 참사라는 지적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초 “사람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경제발전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국은 연산 3만톤 이하 탄광들을 폐쇄하거나 큰 탄광에 합병시키겠다고 했다. 성 정부 등은 탄광 수천개를 문닫게 했다고 내세우지만, 문닫은 탄광이 얼마 뒤 채굴을 재개하는 ‘게릴라 전투’가 벌어지고 있을 뿐이라고 <차이나 데일리>는 지적했다.

미국 상원은 최근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벌금을 늘린 새 법안을 통과시켰다. 언론들은 광부들이 “개구멍”이라고 부르는 소규모 탄광 문제를 보도하고 있고, 보다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라는 요구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미국 탄광사고로 숨진 33명 중 30명이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서 일했다고 보도했다. 실업 상태에 있던 이들이 앞뒤 재지 못하고 영세하고 급조된 탄광에서 삶의 막장으로 걸어들어가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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