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국

톈안먼 탱크 막아선 영웅…지금은 대만에

등록 2006-06-04 15:13수정 2006-06-04 17:04

1989년 천안문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탱크와 이에 맞선 시위자.
1989년 천안문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탱크와 이에 맞선 시위자.

지난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당시 맨몸으로 탱크를 막아서 민주화항쟁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왕웨이린(王維林)의 생사와 행적이 확인됐다.

홍콩 명보(明報)는 4일 왕웨이린이 당시 중국 당국의 체포망을 피해 대만으로 피신, 현재 대만 남부에서 타이베이 고궁(故宮) 박물관의 고문으로 일하며 살고 있다고 전했다.

왕웨이린은 지난 89년 6월5일 맨몸으로 톈안먼 광장에 진주해 들어오던 탱크 4대를 막아선 사진으로 항쟁의 상징적 인물로 떠올랐으나 이후 종적을 감춰 생사가 불분명했다.

이 사진을 전재한 전세계 언론은 폭압에 맞선 그의 용기를 찬양하며 그에게 20세기의 위대한 영웅이라는 칭호를 붙여주기도 했다.

톈안먼사태 이후 권력을 물려받은 장쩌민(江澤民)이 밀령을 내려 왕웨이린을 찾게 하고 비밀리에 그를 처형했다는 소문까지 있었으나 결국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와 친구 사이라는 홍콩의 한 교수에 따르면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 중국의 대표적 고분인 마왕퇴(馬王堆) 고고학발굴단 단장으로 일했던 왕웨이린은 당시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 시위가 벌어지자 다른 노동자들과 함께 상경했다.

베이징 노동자 자치연합회 회원이 된 왕웨이린은 6월5일 일렬로 전진해 들어오는 탱크를 막아선 뒤 다음날 동료들의 도움으로 베이징을 떠났고 이후 다른 곳에서 3년7개월동안 몸을 숨겼다.


왕웨이린이라는 이름도 발굴단으로 일하던 시기에 사용했던 가명.

홍콩을 거쳐 대만으로 건너간 그는 그곳에서 결혼까지 했으며 현재 건강이 그다지 좋지 않지만 자신의 처지를 공개함으로써 당시 외쳤던 민주와 자유의 이상을 중국 인민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당시 학생운동 막후 지도자로 시위의 주역이었던 왕단(王丹)은 톈안먼 사태 17주년을 맞아 "톈안먼 시위의 기억들이 희미해져 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톈안먼 민주항쟁의 의미가 재평가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왕단은 시위 이후 10년간 중국에서 수감생활을 하다 지난 98년 미국으로 망명, 현재 하버드대학에서 사학과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매년 6월4일이면 단식 투쟁을 벌이는 등 중국 민주화와 인권보장을 요구하는 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왕단과 함께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소속으로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던 왕쥔타오(王軍濤)는 지난 91년 정부전복 음모 혐의로 체포된 뒤 13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하다 94년 미국으로 건너가 최근 미 컬럼비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아주주간(亞洲週刊)이 전했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 (홍콩=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