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돌연 상영중지…외국 미디어 통제강화 신호
중국 정부가 최근 중국 전역에서 개봉한 영화 <다빈치 코드>의 상영을 갑자기 중단시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중국산 영화의 상영을 늘리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미디어업계는 외국 미디어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시엔엔(CNN)> 등 주요 외신들은 중국 당국이 9일부터 <다빈치 코드> 상영을 중단할 것을 전국 영화관에 명령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다빈치 코드>는 중국에서 상영 도중 극장에서 철수하는 첫 외국 영화가 됐다. 제작사 소니픽처스의 해외 마케팅·배포 담당자인 제프 블레이크는 <시엔엔>에서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라며 “참으로 실망스런 조처”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다빈치 코드>의 상영을 중단하는 이유가 중국산 영화에 상영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영화업계 간부가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할리우드 영화 <아이스 에이지2>가 9일부터 중국에서 상영될 예정이어서 궁금증을 낳고 있다. 중국에서 미디어 컨설턴트로 일하는 리처드 말리쉬는 <에이피(AP)통신>에서 “외국 미디어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조처와 관련이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다빈치 코드>는 지난달 19일 중국에서 개봉된 이래 지금까지 13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는 중국에서 개봉된 외국 영화 가운데 4번째로 많은 수입으로, 계속 상영될 경우 1위였던 <타이타닉>의 4500만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보통 한해에 20편 미만의 외국 영화에 상영 허가를 내준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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