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설립을 허용하지 않아 온 월마트가 중국 내 모든 점포의 노조 설립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9일 성명을 발표해 “앞으로 중화전국총공회(중국의 전국적 노동조합 조직)와 협력해 중국 내 모든 월마트의 점포에 기층 노조 건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0일 보도했다.
2004년부터 중화전국총공회에 의해 ‘노조 설립을 허용하지 않는 외자 기업’으로 지목당해 온 월마트는 2년 동안 완강히 노조 설립을 거부해왔다. 그러나 월마트는 지난달 29일 상하이 푸장점에서 첫 노조가 만들어진 이후 선전의 매장 3곳과 난징 1곳 등 열흘 새 모두 6곳에서 잇따라 노조가 조직돼 ‘노조 없는 경영’의 신화가 깨졌다.
월마트 상하이점과 푸둥신구점에서도 노조 건설을 위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월마트는 노조 가입 직원에 대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월마트의 ‘타협’ 성명에도 전국총공회 쪽은 월마트의 ‘노조 탄압’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궈인차이 전국총공회 기층조직건설부 부장은 9일 <신화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월마트는 마땅히 중국의 노동 관련 법률에 따라 노조의 건설과 발전을 위한 조건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월마트가 노조 가입 직원에 대해 위협이나 보복을 가할 경우 노조의 합법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엄숙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적인 할인매장 연쇄점 업체인 월마트는 10년 전 중국에 처음 진출해 모두 30개 도시에 60개 매장을 열었으며, 3만명의 중국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월마트의 창시자인 샘 월튼(1918~1992)은 “노조는 분열세력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상실하게 한다”고 주장하며 노조 설립을 허용하지 않아왔다. 이 때문에 세계 10개국에 4300여 개의 점포와 160만여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월마트는 영국과 일본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노조를 허용하지 않아왔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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