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에 구성될 중국 현·향급 지방 인민대회 대표 선거에 인권 변호사 등 적지 않은 ‘민주 인사’들이 후보자로 나서고 있다고 홍콩 <아주주간> 최근호가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지난달 1일부터 오는 12월31일까지 6개월에 걸쳐 구성할 예정인 현·향급 지방 인대 선거에 인권운동가인 뤼방례, 쩌우타오, 야오리파, 쉬즈융, 친빙 등이 후보자 등록을 마쳤거나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광둥성 판위 타이스촌 주민들의 부패 관리 파면운동을 돕다 괴한들에게 습격당한 인권운동가인 뤼방례는 후베이성 즈장시 인대 선거에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올해 초 광둥성 선전에서 부동산 거품에 항의하며 “집 안 사기 운동”을 벌인 쩌우타오는 다음달 진행될 선전시 뤄후구 인대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또 후베이성의 교사이자 민권 활동가인 야오리파는 아들 야오야오와 함께 이 지역에서 출마할 예정이다. 베이징의 인권 변호사인 친빙과 베이징 우정전신대학 강사인 쉬즈융 등은 베이징시 하이뎬구 등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당과 정부의 추천을 거치지 않고 독립 출마하는 인사가 전국적으로 500명에 이를 것이라고 홍콩 <명보>는 추산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개인의 선거운동은 모두 불법이기 때문에 이들이 당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쩌우타오는 인터넷을 통해 공개서한 등을 발표했지만 그의 글은 모두 삭제당했다.
모두 9억명의 유권자를 통해 선출되는 이 지방 인대 대표들은 2800개의 현급 지방정부와 3만5400개의 향급 지방정부를 구성하며, 현·향의 지방법원·지방검찰청과 더불어 성급 인대대표를 선출하는 구실을 한다. 인권 운동가 궈페이슝은 “9억 유권자 가운데 500명이라는 숫자는 너무 적은데다 서로 고립돼 있어 이들이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한 뒤 “그럼에도 이들이 뿌리고 있는 새로운 민주의 씨앗은 언젠가 정치적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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