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권력구도 큰 변화
천량위 상하이시 당서기의 해임으로 중국 권력의 한 축을 차지하던 상하이방이 와해 위기에 빠졌다.
일각에선 황쥐 부총리도 이번 수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003년 16차 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한 황 부총리는 천 서기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또다른 상하이방의 거물인 자칭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도 이번 사태의 사정권에 들 공산이 있다.
이번 사태로 중국의 차기 권력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상하이방을 대신해 후진타오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 출신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계열이 권력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 과정에서 상하이방이 힘을 추슬러 반격에 나설 경우 심각한 권력투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홍콩 언론들은 이번 사태를 후 주석의 권력 강화를 위한 승부수로 풀이하고 있다. 후 주석은 16차 당 전국대표대회에서 당 총서기 직에 올랐지만, 자신을 제외한 정치국 상무위원 8명 가운데 실질적인 계파는 원자바오 총리 한 명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후 주석의 다음 행보가 내년 가을 상무위원 재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상무위원 가운데 상하이방에 속하는 황 부총리와 자칭린 주석이 우선적인 교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인 뤄간 중앙정법위 서기도 교체 대상자로 거론된다. 역시 상하이방으로 꼽히는 쩡칭훙 부총리는 최근 후 주석과 정치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어 운신의 폭이 상대적으로 넓다는 평을 받고 있다.
새로 상무위에 진입할 5세대 선두 주자로는 리커창 랴오닝성 서기와 왕치산 베이징 시장, 보시라이 상무부장 등이 꼽힌다. 리위안차오 장쑤성 당서기와 시진핑 저장성 당서기도 물망에 오른다. 이들은 그간의 업무능력에서 탁월한 리더십과 전문성을 보여주면서 4세대 지도부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
5세대 주자들은 크게 공청단 출신을 일컫는 ‘단파’(團派)와 혁명원로 자제들인 ‘태자당’(太子黨)으로 나뉜다. 리커창 서기와 리위안차오 서기 등이 단파로 분류된다. 왕치산 시장과 보시라이 상무부장, 시진핑 서기 등은 태자당 계열로 꼽힌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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