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대화 분위기에 일격”
중국이 또 바티칸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주교 임명을 강행해 교황청과 다시 한번 갈등을 빚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30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인정하는 유일한 천주교 단체인 ‘중국천주교애국회’는 30일 오전 장쑤성 쉬저우에서 왕런레이 신부를 주교대리로 임명하는 의식을 거행했다. 이날 임명의식은 첸위룽 쉬저우 교구 주교가 집전했으며, 베이징에서 두 명의 주교가 참석했다. 그러나 28일 왕런레이 신부가 주교대리로 선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바티칸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대화 분위기에 치명적인 일격을 가한 것”이라며 중국교회에 임명의식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류보녠 중국천주교애국회 부주석은 이날 “이번 주교 임명은 애국회의 규정과 관례에 따라 민주적 선거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며 “바티칸은 마땅히 중국교회의 결정을 존중해야지 격렬하게 반응하거나 간섭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쉬저우 교구의 몇몇 신도들은 “모든 게 종교사무국 관리들이 사전에 내정한 대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고 보도는 전했다.
중국천주교애국회는 올해 4~5월 안후이교구와 윈난 쿤밍교구의 두 주교를 잇따라 일방적으로 임명해 바티칸과 갈등을 빚었으며, 6월 바티칸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해 대화 분위기를 회복했었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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