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 특사 미 강연서…중, 묵묵부답
티베트 망명정부가 이례적으로 최근까지 중국정부와 진행해온 대화의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달라이라마의 특사인 로디 걀첸 갸리는 최근 미국 워싱턴 부르킹스연구소 강연을 통해 “티베트의 진정한 자치 실현을 위해서는 옛 티베트의 영토를 복원해 ‘티베트자치구’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달라이라마가 요구하는 것은 티베트의 자치이지 독립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뒤 “이를 위해서는 중국 정부가 마땅히 티베트자치구의 경계를 다시 그어 티베트인들이 여러 성에 흩어져 살지 않고 통일된 하나의 행정구역 안에서 전통 생활방식과 종교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베트인들은 현재 ‘티베트자치구’안에 절반 정도가 거주하고 있으며, 주변의 간쑤, 쓰촨, 칭하이, 윈난성 등지에도 다수 거주하고 있다.
그는 또 중국 당국에 대해 “달라이라마 생존 기간 동안 티베트 문제를 풀지 않으면 해결의 기회를 상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달라이라마가 입적하면 티베트 인민의 원한과 분노를 통제할 구심력이 사라져 일부 사람들과 단체는 매우 불안정한 상황을 빚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2002년 이후 티베트 망명정부와 중국 당국이 5차례 대화했으며,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하지는 못했지만 “회담이 열린 것 자체가 성과”라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행한 그의 강연 내용은 최근 미 브루킹스연구소 웹사이트에 공개됐다.
한편, 티베트 망명정부의 대변인은 최근 “로디 걀첸 갸리의 강연 내용에 대해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달라이라마의 중국 방문 요구에 대해서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고 영국 〈비비시〉가 6일 보도했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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