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회·가정해체 위기감 반영
개혁개방은 중국을 무한경쟁과 세대 간 충돌 사회로 몰아붙였다. 가정과 학교도 그런 시대 흐름에서 비켜서지 못했다. 이른바 명문 대학에 들어가는 비법을 소개하거나, 부모와 자식의 세대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담은 책들이 이런 풍조를 타고 서점가를 장악했다. 중국 인민대 부속 중학교 수학교사인 왕진잔이 쓴 <영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자식들을 명문대에 보내길 갈구하는 학부모들을 열광시켰다. 55명의 학생 가운데 37명을 베이징대와 칭화대에 보내고, 10명은 미국과 영국의 명문대에 합격시킨 그의 교수법은 전국에서 100만명이 넘는 청중을 끌어모았다. △목표를 높게 잡지 말라 △낮에 공부하고 밤엔 쉬어라 △평소 하던 대로 시험 봐라 등 그가 책에서 제시한 ‘시험 잘 보는 방법’은 일약 학생들의 금과옥조가 됐다. 그는 올해 자신의 딸을 베이징대에 합격시키면서 명실상부한 족집게 강사로 이름을 떨쳤다. <우리집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부모와 자식의 세대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소개해 성공을 거뒀다. 청소년 교육 전문가인 순윈샤오가 쓴 이 책은 일상에서도 대화가 끊긴 이들 세대의 틈을 파고들어가 모두의 공감을 얻었다. 특히 컴맹인 부모 세대와 컴도사인 자식 세대의 교감을 강조했다. ‘왜 오늘날 부모들은 자식들을 가르치는 데 애를 먹는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하는 이 책의 성공 뒤에는 개혁개방 이후 급속히 해체되는 중국 가정의 불안함이 배어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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