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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 공산당 돌연 ‘민주화 카드’… "민주는 좋은 것"

등록 2007-01-07 15:02

당 고위직 민주주의 찬양 글 언론발표
정치개혁 신호탄인가 권력투쟁 서막인가
중국공산당의 최고 브레인이 돌연 민주주의 도입을 촉구하는 글을 언론에 발표, 중국 최고지도부의 의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위커핑(兪可平.48) 중국공산당 중앙편역국 부국장은 작년 10월23일 베이징시 기관지인 '베이징일보'에 "민주는 좋은 것(民主是個好東西)"이라는 평론을 발표했다.

위 부국장은 지난 98년 베이징대 정치학 박사학위를 마치고 미국 듀크대에서 연구 교수를 지낸 뒤 중국으로 돌아와 공산당의 공식문서 출간 번역기관인 중앙편역국 부국장 겸 비교정치학 및 경제연구센터 주임을 지내고 있다.

이 정도의 당 고위직 인사가 중국 내에서 금기시되는 주제인 '민주주의'의 가치와 장점을 찬양하는 글을 언론에 발표한 것부터 심상찮다.

특히 평론은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관영 신화통신, 중앙당교 기관지인 학습시보(學習時報) 등 관방 언론에 일제히 전재되고 거듭 소개, 추천되면서 외부의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고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가 7일 전했다.

위 부국장은 민주주의는 시민들을 거리로 나가도록 부추겨 정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고 일부 정치꾼들이 기승을 부리도록 할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말해 민주주의는 인류가 지금까지 만들어 낸 가장 좋은 정치제도"라고 단언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인간의 기본인권을 보장하고 평등의 기회를 제공하는 인류의 기본 가치"라며 "가장 좋은 의식주를 갖춰도 민주적 권리가 없으면 인류의 품성은 불완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작년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워싱턴에서 언급한 "민주가 없으면 현대화도 없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위 부국장은 고위직 인사의 선거제, 공민의 집정 감독도 주장했다.

특히 위 부국장이 중국과 서방의 정치철학을 겸비한 신진학자로 후 주석의 정치보좌역을 맡은 측근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 문장의 후 주석의 정치적 성향을 반영하는 글이 아니냐는 추론을 내놓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이 글을 두고 후 주석이 본격적인 정치개혁에 시동을 걸려는 전주곡이며 중국 민주화의 서광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있다.

베이징의 저명한 민주화 인사인 류샤오보(劉曉波)는 "민주, 인권은 이미 중국 인민들의 공통된 요구사항으로 중국 공산당이 장악하고 있는 언론 매체가 현재 민주주의를 찬가를 외치는 것은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다른 중국 관측통은 후 주석이 최고지도부의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가 예상되는 당 17차 전국대표대회(17大)를 앞두고 '민주주의 카드'를 꺼내든 것은 당내 권력투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인터넷 잡지 '이바오' 편집장 부메이는 "주요 관영 매체가 이 평론을 전재한 것은 후 주석이 민중친화 노선에서 민주주의 노선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며 "평론은 학술적 가치가 없는 '쇼'에 불과하다"고 폄훼했다.

그는 "후 주석이 당내 정치투쟁 과정에서 긴장상태에 빠져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수단을 활용하고 외부 인민의 추진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민주주의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해석했다.

한편 이번 평론은 후 주석이 그 동안 통제권을 잃고 있던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에 대한 장악력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풍향계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아주주간은 전했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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