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의 정식인장과 이를 남녀화장실 표지판으로 패러디한 그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상징물들이 인터넷 누리꾼들의 패러디에 시달리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앰블럼 ‘중국 도장’(中國印)이 공중화장실 표지판으로 둔갑하는가 하면, 마스코트 ‘푸와’(福娃)가 인기연예인들의 우스꽝스런 얼굴과 합성되기도 한다. 누리꾼들의 재치 넘치는 장난일 뿐이라는 지지론 속에 중국 당국이 처벌을 다짐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는 최근 인터넷에서 떠도는 올림픽 상징물 패러디가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며 이런 행위를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위의 법무 담당자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상징물 패러디는 관련 법률과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2003년 발효한 ‘올림픽 상징물 보호 규정’은 올림픽 상징물을 멋대로 사용하거나 가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중국 도장’에서 춤추는 사람 형상에 바지나 치마를 입혀 공중화장실의 남자용과 여자용을 구분하는 표지로 바꿔치운다. 중국의 자연과 동물을 의인화한 ‘푸와’에 유명 코미디언이나 배우, 가수의 얼굴을 덮어씌우는 장난을 치기도 한다. 이런 패러디는 인터넷 곳곳을 떠돌며 다양한 변형으로 이어진다.
중국의 법률 전문가들은 이런 패러디의 적법성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올림픽 상징물 보호 규정이 상업적 이익을 위해 상징물을 임의로 사용하거나 가공하는 것만을 금지하고 있다며, 이런 패러디는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변호한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