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중국 서북부 고비사막 가장자리에 위치한 '리첸' 마을의 주민들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고대에 사라진 로마 황실 군단의 후예인지를 가리게 됐다고 영국 데일리 텔레그라프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과학자들이 가장 가까운 도시에서 320㎞ 이상이나 떨어진 오지인 리첸 마을과 그 주변에 사는 93명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현재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현지 주민들이 왜 전통적 중국인의 특징 이외에 푸른 눈과 큰 코, 심지어는 금발머리까지 갖게 되었는지를 분석할 계획이다.
큰 코에 곱슬곱슬한 머리결, 182㎝가 넘는 거구를 가진 현지주민 쑹궈룽은 "나는 우리가 로마인들의 후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특별한 모습들을 가진 주민들이 있고, 역사적 기록들도 있다"고 말했다.
리첸마을 주민들이 로마인의 후예라는 주장은 이 가난한 마을이 속해 있는 현(縣)을 크게 흥분시키고 있으며 주민들은 관광객들을 끌어들 수 있다는 희망으로 부풀어 있다. 사업가들도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아 '시저'라는 이름의 단란주점이 문을 열어 영업 중이다.
이 마을과 로마와의 연계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중국역사학 교수 호머 덥스가 1950년대에 처음으로 제시했다.
그는 BC 36년 중국인과 훈족 간의 전쟁에서 포로로 잡힌 군인들이 리첸 마을을 세웠다는 공식 역사기록과 로마 장군 마르쿠스 크라수스의 사라진 군대 전설 이야기들을 취합해 이같은 추론을 제시했다.
크라수스 장군은 BC 53년 현재의 이란을 차지하고 있던 파르티아인들에게 대패해 참수됐으며 로마의 동진도 끝났다. 그러나 145명의 로마인들이 포로로 잡혀 그 뒤에도 수년간 이 지역에 남아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덥스 교수는 이들이 훈족의 용병부대로 동진했으며, 17년 뒤인 BC 36년에 중국에 포로로 잡혀 리첸마을을 건설하게 된 것으로 주장했다. 리첸 주민들이 로마 제국의 후예인지를 둘러싼 문제는 중국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대학 역사학과내에서도 논란을 일으켜, 일부 학자는 로마 후예 주장을 지지하고 일부는 거부하고 있다. 란저우대 유전학자 셰샤오둥은 지나친 열정에 대해 경고하면서 "설령 그들이 로마제국 후예라고 해도 반드시 로마군대 출신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학의 왕샤오쿤 교수도 덥스 교수의 이론을 반박하며 훈족 자체가 아시아인, 몽골인, 백색 인종 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smlee@yna.co.kr
덥스 교수는 이들이 훈족의 용병부대로 동진했으며, 17년 뒤인 BC 36년에 중국에 포로로 잡혀 리첸마을을 건설하게 된 것으로 주장했다. 리첸 주민들이 로마 제국의 후예인지를 둘러싼 문제는 중국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대학 역사학과내에서도 논란을 일으켜, 일부 학자는 로마 후예 주장을 지지하고 일부는 거부하고 있다. 란저우대 유전학자 셰샤오둥은 지나친 열정에 대해 경고하면서 "설령 그들이 로마제국 후예라고 해도 반드시 로마군대 출신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학의 왕샤오쿤 교수도 덥스 교수의 이론을 반박하며 훈족 자체가 아시아인, 몽골인, 백색 인종 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sm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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