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네티즌들 '사기' 주장 속 찬성자 90% 넘어서
한 살 때부터 루게릭병을 앓아 온 20대 후반의 한 중국 여성이 16일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을 앞두고 안락사 합법화 법률 제정을 촉구하고 나서 안락사라는 민감하면서도 무거운 주제가 중국 사회의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주인공은 중국 서북 닝샤(寧夏)회족자치구 인촨(銀川)에 사는 리옌(李燕), 올해 나이가 28세다. 그녀는 자신의 생명을 부모 앞에서 마치고 싶다며 "전인대 대표들이 안락사 합법화 법안을 제출해 나같은 사람에게 '선종(善終)할 권리를 달라"고 호소했다.
영국의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앓고 있는 루게릭병은 척수신경 또는 간뇌의 운동세포가 서서히 지속적으로 파괴됨에 따라 이 세포의 지배를 받는 근육이 위축돼 힘을 쓰지 못하게 되는 원인 불명의 불치병이다.
중국 언론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리옌도 근육과 그 기관이 위축되는 바람에 거의 전신이 마비돼 머리와 몇 개의 손가락 밖에는 움직일 수가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60세를 훌쩍 넘긴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그녀는 최근 CCTV의 '신문조사(新聞調査)' 프로그램 사회자인 차이징(柴靜)의 블로그에 자신이 쓴 '안락사신청서'를 전인대에 제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글을 통해 안락사법 제정을 촉구한 것이다.
리옌은 지난 2003년 어머니가 사준 컴퓨터 자판을 입에 문 젓가락으로 두들기거나 몇 개의 손가락으로 마우스를 움직여 일기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자신의 블로그도 관리한다. 5시간이나 애를 써야 겨우 모란꽃이나 백합화, 국화 꽃 한 송이를 그려 낼 수 있다.
작년 3월15일자 일기에는 자신의 생명이 카운트다운의 경계에 들어갔다면서 유서, 안락사신청서, 토론문건 등 안락사신청서를 내기 위한 준비를 거의 마쳤으나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라고, 8월19일자에는 "나는 생명을 사랑하지만 살고 싶지 않다"라고 썼다.
그녀는 자신이 안락사신청서 제출 이유에 대해, "질병과 장애로 인한 육체적 고난을 벗어나기 위해 고통과 공포를 수반하는 자살 대신 안정제 주사로 조용히 세상을 떠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인도주의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리옌의 주장에 대한 포털 사이트 신랑망(新浪罔)의 온라인 조사결과 응답 네티즌의 90% 이상이 그녀의 안락사를, 72% 이상이 불치병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는 환자의 안락사를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정협 위원인 자오공민(趙功民)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도 안락사를 합법화할 때가 됐다"며 조사결과 상하이 노인의 73%와 베이징 노인의 85% 이상이 안락사 합법화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변호사협회의 톈원창(田文昌) 형사전문위원회 주임은 "설사 안락사법이 제출되더라도 통과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면서 "시기가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안락사가 허용될 경우 기타 목적을 위해 악용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이 "그녀는 사기를 치고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사기 여부와는 별도로 중국에서도 안락사 문제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돈관 특파원 don@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그녀는 자신이 안락사신청서 제출 이유에 대해, "질병과 장애로 인한 육체적 고난을 벗어나기 위해 고통과 공포를 수반하는 자살 대신 안정제 주사로 조용히 세상을 떠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인도주의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리옌의 주장에 대한 포털 사이트 신랑망(新浪罔)의 온라인 조사결과 응답 네티즌의 90% 이상이 그녀의 안락사를, 72% 이상이 불치병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는 환자의 안락사를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정협 위원인 자오공민(趙功民)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도 안락사를 합법화할 때가 됐다"며 조사결과 상하이 노인의 73%와 베이징 노인의 85% 이상이 안락사 합법화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변호사협회의 톈원창(田文昌) 형사전문위원회 주임은 "설사 안락사법이 제출되더라도 통과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면서 "시기가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안락사가 허용될 경우 기타 목적을 위해 악용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이 "그녀는 사기를 치고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사기 여부와는 별도로 중국에서도 안락사 문제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돈관 특파원 don@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