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결혼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물론 사랑을 거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결혼은 하기 싫습니다"
중국 닝샤(寧夏)회족자치구 인촨(銀川)시에 사는 직장여성 가오웨이(高薇.28)양은 가족과 남자친구의 권유를 뿌리치고 결혼 거부를 선언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7일 도시지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혼 때 받을 상처를 우려해 결혼을 무서워하는 '결혼공포족'이 대량 출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성과 애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울타리에 갇힐 것이라는 공포감으로 결혼식장만 봐도 발길을 돌려 결혼공포족이라고 불린다.
결혼공포족이 내세우는 이유는 울타리에 갇혀 낭만없이 살기 싫다거나 아파트값과 결혼비용 급등으로 애인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기 때문 등 다양하다.
이들은 또 결혼을 하게 되면 자아완성이 힘들게 되고 오랜 시간 부부관계를 유지할 자신이 없어 결혼 자체가 서로를 망치게 하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배우자에 대한 믿음이 떨어지고 혼전동거 등 사회적 현상으로 인해 결혼에 대한 신비감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결혼을 거부하는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의사들은 결혼공포족의 공통된 특징은 비교적 생각이 많고 미래에 대해 초조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를 일종의 정신병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결혼공포족은 중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지난해 전체 성인 여성의 51%가 독신으로 지내는 등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