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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 총리, 일 역사인식 압박 위해 먼저 한국 방문”

등록 2007-04-15 15:36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 보도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선(先) 한국 방문이 한중 공통의 역사인식을 일본이 수용토록 압박하기 목적이었다고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가 15일 보도했다.

아주주간은 원 총리가 당초 일본 방문일정을 5일에서 3일로 단축한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군대 위안부 발언 등 역사인식과 관련된 부당한 표현과 관련있다며 원 총리의 한국과 일본 방문 내막을 전했다.

중국의 한 외교소식통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일본 지도자들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말을 바꾸는 것을 못마땅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 외교부가 일본 방문에 앞서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으로 원 총리의 일정을 조정했다.

한국과 중국이 역사인식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일본이 역사인식에 대해 일치성을 가질 수 있도록 압박하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원 총리 방일을 둘러싸고 중일 양국은 엄청난 사전 준비작업을 벌였으나 일부 협의 과정에서 양측은 각자 여론의 반대와 정치적 견제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일본측과 양국 공동성명에 대한 사전 협상시에 지난해 아베 총리의 방중시 공동 언론발표문에 언급되지 않았던 대만 문제를 삽입하고 일본이 대만 독립반대의사를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일본측은 과거 중일 공동성명에 이런 내용이 포함됐다는 이유를 들어 완곡한 거부의 뜻을 밝혔고 결국 "일본은 (과거) 성명에서 표명했던 입장을 견지한다"는 수준으로 정리됐다.

반면 일본이 공동성명에 "중국이 앞으로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한다"와 "일본이 유엔 상임이사국에 진출하는데 이해를 표시한다"는 내용을 요구했으나 중국은 난색을 표했다.


양국은 또 이번 원 총리 방일을 통해 난제인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개발문제에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으나 자민당내 보수 강경파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당초 중일 양국은 해상 공동경제구역를 설립하는 형식의 협정을 체결하려 했으나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자민당 정조회장이 "아베 내각이 만약 그렇게 한다면 도둑이 자기 집에 있는 물건을 집어가도록 동의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던 것.

양측 현안에 대한 합의가 지지부진하자 결국 중국은 방일 일정을 단축할 수 밖에 없었다고 아주주간은 설명했다.

이밖에 원 총리의 도쿄 숙소가 다소 불편했다는 사정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정부가 외국 정상을 맞이하는 도쿄 영빈관이 개수공사에 들어가 있어 입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주룽지(朱鎔基) 등이 방일시 모두 이곳에 머물렀던 관례에 따라 중국은 일본측에 공사를 서둘러 마쳐줄 것을 요청했다.

중국측 외교관은 협의 과정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기간에 중국은 일주일만에 병상 1천개의 병원을 건립한 바 있다. 중국은 하는데 일본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농담이 섞인 건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 총리는 결국 도쿄에서 영빈관이 아닌 뉴오타니 호텔에 머물러야 했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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