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운동선수들 광고출연도 ‘맘대로 못해’

중국당국 “선수는 정부 재산”…광고업계 고전

중국 농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류웨이(劉韋)는 지난 시즌 중국 프로농구팀 '상하이 샤크스'에서 포인트 가드로 뛰면서 평균 22.3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잘 나가는' 그도 코카콜라 광고에 출연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류웨이가 거액의 광고 출연료를 날리게 된 이유는 다름아닌 초상권 문제 때문.

코카콜라는 중국 최고의 농구선수들을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중국농구협회(CBA)에 돈을 지불한 상태. 하지만 류웨이가 소속된 에이전트측은 류웨이가 코카콜라 광고에 출연하면 별도의 광고 출연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이전트 관계자는 "우리는 결국 류웨이를 광고에 출연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운동 선수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가 스포츠 마케팅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5일 보도했다.

이 때문에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지만 스포츠 마케팅 시장은 여전히 냉랭하기만 하다.

광고업자들도 고전하고 있다.

저널은 선수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가 중국의 스포츠 스타들을 활용해 중국 시장을 장악하려는 광고업자들에게 두통거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류펑(劉鵬) 중국 국가체육총국장은 선수들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회활동"을 금지할 방침이라고 말해 스포츠 광고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류 총국장은 사회활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사회 활동은 광고 출연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2004년 올림픽 다이빙 금메달리스트 톈량(田亮)은 과도하게 광고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스포츠를 상업적인 측면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으며 선수 역시 '정부의 재산'처럼 다뤄지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의 스포츠 스타 가운데 광고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선수는 고작해야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 중인 야오밍(姚明)과 아테네올림픽 110m 허들 금메달리스트 류상(劉翔) 2명에 불과하다.

류상의 경우 중국육상협회가 그의 경력을 관리하고 있으며, 그가 번 돈의 절반 가량은 중국육상협회와 코치, 에이전트 등에게 돌아간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