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계, 중국 노동인권 지원 다짐
미국과 중국의 노동단체들이 처음으로 만나 협력을 다짐했다.
600여만명이 가입한 미국 노동단체인 ‘승리를 위한 변화’의 애너 버거 의장 등은 21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왕자오궈 중화전국총공회 주석을 만났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승리를 위한 변화’에는 트럭운송, 농업, 서비스 업계 노조들이 속해 있고, 중국의 유일한 노동단체인 전국총공회에는 1억명이 가입해 있다.
버거 의장은 “정치체제와 이념에는 차이가 있지만, 두 나라의 노조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킨다는 같은 사명을 띠고 있다”고 말했고, 왕 주석은 “더 많은 교류와 협력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미국 노동계 방문단은 또 공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들과의 단체교섭 요령을 설명했다.
중국 공회 조직을 노조로 인정하지 않았던 미국 노동운동계가 중국 노동계에 손을 내민 것은 세계화에 대응하려는 차원의 성격을 띤다. 미국 대기업의 중국 이전으로 실업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인식이다. 방문단에 낀 전미트럭운송노조의 제임스 호파 위원장은 제너럴일렉트릭(GE)과 포드자동차 등을 거명하며 “대기업들이 더 많은 돈을 벌려고 중국으로 옮기고 미국인들을 해고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있는 미국 업체들의 노동자 처우를 개선하면 기업들의 중국행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이들의 대책이다.
철강노조를 비롯한 미국 노동계는 중국이 최근 노동자 보호를 강화한 노동계약법을 마련한 데 대해 미국 재계가 불만을 터뜨리자, 중국 정부의 노력을 방해하지 말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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