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주석 5월초 방북
방중 박봉주총리와 사전조율
“성과확보 없는 외국방문 없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5월 초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5월 8~1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대전 승전 60돌 기념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후 주석이 그 직전 평양을 먼저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두 번째로 회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이뤄지는 후 주석의 북한 방문은 지난달 10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성명 이후 6자회담 재개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진행되는 것이어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후 주석의 북한 방문과 관련해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중국을 방문 중인 박봉주 북한 총리가 김정일 총비서를 대신해 후 주석에게 편리한 시기에 북한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후 주석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 방북 일정 구체화=후 주석의 북한 방문은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 참가와 더불어 기정사실로 돼 있었다. 아펙 회의 전후로 공식 방한할 예정인 후 주석은 남북 지도자로부터 동시에 방문을 요청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11월께 남북한을 동시 방문하는 방안과 △4월께 북한을 먼저 방문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달 10일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이라는 돌발 변수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박봉주 총리의 잇단 베이징 방문을 계기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여건이 성숙했다는 판단 아래 외교부와 당 중앙대외연락부에 지시해 북한과 구체적인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외교소식통은 “최고 지도자의 국제회의 참석과 외국순방 일정을 함께 잡도록 한 중국공산당 내부의 방침에 따라 러시아 승전 60돌 기념 정상회의 일정에 맞춰 북한을 방문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전했다. “러시아 방문 이후 평양에 들른 뒤 귀국하는 방안도 있지만, 그보다는 평양에 먼저 들러 북핵 문제와 관련한 가시적인 외교성과를 안고 세계 50여개국 정상이 모이는 모스크바로 날아가는 방안이 더욱 유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 6자회담 재개 합의?=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후 주석은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박 총리를 만나 “중국이 2차례에 걸쳐 ‘6자회담 개최의 전제조건’에 관한 북한의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했다”고 전한 뒤, “라이스 장관이 이번 아시아 6개국 순방 때 북한을 ‘주권국가’라 지칭하고,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표명했으며,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양자회담을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 주석의 이런 ‘배경 설명’은 라이스 장관의 최근 발언이 중국의 권유에 따른 미국의 대북 유화 메시지임을 분명히한 것이다. 후 주석은 이어 “김 위원장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시리라 믿는다”고 언급해 북쪽의 동의를 구했다. 이에 대해 박 총리는 김 위원장을 대신해 북한은 “중국이 한반도 핵문제 해결과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기울인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답했다. “박 총리와 후 주석의 대화 내용은 6자회담 재개 문제에 관해 북·중 두 나라가 일정한 합의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소식통은 평가했다.
중국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사전에 예상되는 성과의 확보 없이 중국 최고 지도자가 외국을 방문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성과확보 없는 외국방문 없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5월 초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5월 8~1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대전 승전 60돌 기념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후 주석이 그 직전 평양을 먼저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두 번째로 회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이뤄지는 후 주석의 북한 방문은 지난달 10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성명 이후 6자회담 재개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진행되는 것이어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후 주석의 북한 방문과 관련해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중국을 방문 중인 박봉주 북한 총리가 김정일 총비서를 대신해 후 주석에게 편리한 시기에 북한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후 주석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 방북 일정 구체화=후 주석의 북한 방문은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 참가와 더불어 기정사실로 돼 있었다. 아펙 회의 전후로 공식 방한할 예정인 후 주석은 남북 지도자로부터 동시에 방문을 요청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11월께 남북한을 동시 방문하는 방안과 △4월께 북한을 먼저 방문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달 10일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이라는 돌발 변수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박봉주 총리의 잇단 베이징 방문을 계기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여건이 성숙했다는 판단 아래 외교부와 당 중앙대외연락부에 지시해 북한과 구체적인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외교소식통은 “최고 지도자의 국제회의 참석과 외국순방 일정을 함께 잡도록 한 중국공산당 내부의 방침에 따라 러시아 승전 60돌 기념 정상회의 일정에 맞춰 북한을 방문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전했다. “러시아 방문 이후 평양에 들른 뒤 귀국하는 방안도 있지만, 그보다는 평양에 먼저 들러 북핵 문제와 관련한 가시적인 외교성과를 안고 세계 50여개국 정상이 모이는 모스크바로 날아가는 방안이 더욱 유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 6자회담 재개 합의?=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후 주석은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박 총리를 만나 “중국이 2차례에 걸쳐 ‘6자회담 개최의 전제조건’에 관한 북한의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했다”고 전한 뒤, “라이스 장관이 이번 아시아 6개국 순방 때 북한을 ‘주권국가’라 지칭하고,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표명했으며,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양자회담을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 주석의 이런 ‘배경 설명’은 라이스 장관의 최근 발언이 중국의 권유에 따른 미국의 대북 유화 메시지임을 분명히한 것이다. 후 주석은 이어 “김 위원장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시리라 믿는다”고 언급해 북쪽의 동의를 구했다. 이에 대해 박 총리는 김 위원장을 대신해 북한은 “중국이 한반도 핵문제 해결과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기울인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답했다. “박 총리와 후 주석의 대화 내용은 6자회담 재개 문제에 관해 북·중 두 나라가 일정한 합의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소식통은 평가했다.
중국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사전에 예상되는 성과의 확보 없이 중국 최고 지도자가 외국을 방문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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