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던 대만의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이 9일 오후 3시께 나리타(成田)공항 출국장에서 30대 중국인 남성으로부터 페트병 세례를 받았다고 교도(共同)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은 이 남성(34)을 현장에서 체포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리 전 총통은 이 남성이 던진 페트병에 맞지 않아 다치지는 않았으며, 예정대로 중화항공편으로 타이베이로 출발했다.
통신에 따르면 리 전 총통이 공항 제2 터미널 출국 로비에서 약 60명의 지지자들의 환송을 받으며 출국장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군중들 틈에 끼어있던 이 남성이 갑자기 리 전 총통을 향해 2개의 페트병을 던졌다.
지바(千葉)시에 사는 이 중국인은 경찰에서 "(이 전 총통이) 미워 항의하기 위해 왔다. 대만 독립이라는 플래카드를 보고 화가 났다"면서 페트병은 공항 구내 자판기에서 구입, 뚜껑도 따지않은 채 던졌다고 말했다.
리 전 총통은 지난달 30일 총통 퇴임후 3번째로 일본을 방문, 강연과 관광 등을 했으며, 지난 7일에는 일본군으로 전쟁터에서 숨진 친형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했다가 중국측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홍기 특파원 lhk@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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