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손님 증가..대형화.고급화로 공격적 경영
중국 선양(瀋陽)시 남쪽에서 차를 타고 올라오다 시 정부 광장을 끼고 왼쪽으로 돌면 코리아타운이라는 별칭을 지닌 시타(西塔)가가 등장한다. 한국식당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고 우리에게는 '서탑'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곳이지만 최근 이곳에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바로 북한식당이 하나 둘씩 늘어 나면서 점차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시타가 주변에는 8개의 북한식당이 문을 열고 영업 중이고 3곳이 조만간 문을 열 채비를 하고 있다.
올해 초 이곳에서는 M북한식당이 거액을 들여 신장개업을 하면서 숱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마치 호텔 연회장을 연상케 하는 고급스러운 실내장식에 3층에 들어서면 대갓집에서나 볼 수 있을듯한 손님방이 줄지어 배치돼 있다. 특히 이 식당은 시타가의 식당 가운데 가장 먼저 무선 주문시스템을 도입했으며, 베이징(北京)에 분점을 내기도 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평양의 유명식당인 평양단고기집이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평양단고기집이 평양에서 쓰던 이름 그대로 해외에 직영점을 낸 것은 이곳이 처음이다.
비교적 외진 곳에 자리를 잡았던 D북한식당은 시타가의 중심지인 신카이다오(新開道)의 한 한국식당을 인수해 새로 개업을 준비 중이다. E북한식당은 아예 미국 자본으로 건설된 한 고급호텔 1층에 자리를 마련해 개업을 앞두고 있다.
많은 한국식당들이 "장사가 안된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는 와중에 대형화, 고급화를 앞세운 이들 북한식당의 공격적 경영은 시타가의 터줏대감으로 식당 운영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우리 교민들에게 언젠가 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안겨주고 있다.
한국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교민 K씨는 "북한식당은 한국식당에 비해 음식가격은 비싸지만 종업원들의 서비스 면에서 우리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강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식당업주 P씨는 "한국식당은 개인이 한국에서 푼돈을 가져와 투자하는 수준이지만 북한식당은 모두 정부 산하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이나 시설, 규모 면에서 도저히 상대할 수 없다"고 푸념했다. 선양시가 올해 5월 국가급으로 승격돼 치러진 `한국주간' 개막 기념공연 장소를 시타가가 아닌 시 외곽으로 옮기고 관할 구 정부에서 한국인회 주관의 풍물시장 행사장을 중심가에서 비켜난 골목으로 정했던 배경에는 이제 나름대로 대규모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북한식당들을 의식한 조치가 아니냐는 관측이 일부 교민들 사이에서 나돌기도 했다. 북한식당은 중국인들의 소비수준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북한식당은 주머니가 두둑한 한국인 관광객이 손님의 대다수를 차지 했지만 이제는 손님의 절반 가량이 순수한 중국인일 정도로 대중화하고 있는 추세다. 선양에서 광고회사를 운영하는 중국인 S씨는 "손님을 접대할 기회가 생기면 북한식당을 찾곤 한다. 대학을 졸업한 여자 종업원들로부터 수준 높은 서비스도 받고 공연까지 볼 수 있는 식당이 중국에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님 접대를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 중국인들의 씀씀이가 지금은 북한식당의 호황을 가져다줄 수 있는 원천이 되고 있는 셈이다. 랴오닝(遼寧)성 정부나 선양시 정부의 공무원들도 손님 접대를 위해 북한식당을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이제 중국어 구사능력은 종업원들이 갖춰야 할 필수적인 조건이 됐다. 한 북한식당의 종업원은 "CD로 된 중국어 교재를 사다 시간이 나면 틈틈이 공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예 평양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종업원이 중국인 손님을 도맡다시피하는 식당도 있다. 하지만 이렇듯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북한식당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종업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작년부터 평양에서 나온 종업원들이 체류허가와 노동허가를 받기 어렵게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한 북한식당의 지배인은 "평양에서 종업원을 몇 명 더 데려 나오려고 하고 있지만 아직 수속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간이 발생하는 종업원 이탈사고나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북한식당 사이의 경쟁도 장래를 반드시 낙관할 수만은 없도록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조계창 특파원 phillife@yna.co.kr (선양=연합뉴스)
한국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교민 K씨는 "북한식당은 한국식당에 비해 음식가격은 비싸지만 종업원들의 서비스 면에서 우리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강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식당업주 P씨는 "한국식당은 개인이 한국에서 푼돈을 가져와 투자하는 수준이지만 북한식당은 모두 정부 산하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이나 시설, 규모 면에서 도저히 상대할 수 없다"고 푸념했다. 선양시가 올해 5월 국가급으로 승격돼 치러진 `한국주간' 개막 기념공연 장소를 시타가가 아닌 시 외곽으로 옮기고 관할 구 정부에서 한국인회 주관의 풍물시장 행사장을 중심가에서 비켜난 골목으로 정했던 배경에는 이제 나름대로 대규모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북한식당들을 의식한 조치가 아니냐는 관측이 일부 교민들 사이에서 나돌기도 했다. 북한식당은 중국인들의 소비수준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북한식당은 주머니가 두둑한 한국인 관광객이 손님의 대다수를 차지 했지만 이제는 손님의 절반 가량이 순수한 중국인일 정도로 대중화하고 있는 추세다. 선양에서 광고회사를 운영하는 중국인 S씨는 "손님을 접대할 기회가 생기면 북한식당을 찾곤 한다. 대학을 졸업한 여자 종업원들로부터 수준 높은 서비스도 받고 공연까지 볼 수 있는 식당이 중국에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님 접대를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 중국인들의 씀씀이가 지금은 북한식당의 호황을 가져다줄 수 있는 원천이 되고 있는 셈이다. 랴오닝(遼寧)성 정부나 선양시 정부의 공무원들도 손님 접대를 위해 북한식당을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이제 중국어 구사능력은 종업원들이 갖춰야 할 필수적인 조건이 됐다. 한 북한식당의 종업원은 "CD로 된 중국어 교재를 사다 시간이 나면 틈틈이 공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예 평양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종업원이 중국인 손님을 도맡다시피하는 식당도 있다. 하지만 이렇듯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북한식당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종업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작년부터 평양에서 나온 종업원들이 체류허가와 노동허가를 받기 어렵게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한 북한식당의 지배인은 "평양에서 종업원을 몇 명 더 데려 나오려고 하고 있지만 아직 수속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간이 발생하는 종업원 이탈사고나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북한식당 사이의 경쟁도 장래를 반드시 낙관할 수만은 없도록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조계창 특파원 phillife@yna.co.kr (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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