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난(湖南)성 둥팅(洞庭)호 일대에서 쥐떼 창궐을 전후해 현지 생태계 환경도 이상 징후를 보였다고 홍콩 문회보(文匯報)가 27일 보도했다.
현지 일각에선 이 지역에서 들쥐의 천적인 부엉이와 매 등의 개체수가 급감했으며 현지 주민들이 뱀 요리를 즐겨먹기 시작하면서 둥팅호 주변에 서식하고 있는 뱀의 남획을 가져왔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후난성에서는 지난달 하순부터 계속된 폭우로 둥팅호 수위가 올라가면서 호숫가에 살던 쥐떼 20억마리가 주변 마을로 대피, 13개 마을 571만평의 농경지와 민가가 피해를 봤다.
현지 주민들이 대거 `쥐잡기'에 나서 90여t, 225만마리의 들쥐를 살처분하고 호수 수위 상승으로 상당수 쥐굴이 물에 잠기며 이미 3분의 2 가량의 들쥐가 `소탕'된 것으로 잠정 추산되고 있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2005년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둥팅호로 유입되는 샹(湘)강 등 4대 하천의 유수량이 줄어들며 둥팅호의 수위가 낮아지자 무른 땅과 풀밭을 좋아하는 들쥐의 엄청난 번식을 가져왔다.
2년 전보다 쥐 서식 밀도가 4∼5배 증가했다.
그러다 지난 6월20일 둥팅호 상류의 폭우로 수위가 하루 0.5m씩 올라가고 호숫가 일대 20%가 물에 잠기면서 쥐떼들이 인근 농경지로 밀고 들어왔다.
천적의 급감이 들쥐 창궐의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 한 생물학자는 "둥팅호 주변은 전형적인 습지 생태계로 뱀이 서식하기에 부적합하며 들쥐를 먹이로 여기지 않는 중국 물뱀과 납색 물뱀이 살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중국과학원 아열대 농업생태연구소 왕융(王勇) 연구원은 "둥팅호 수위가 오르면서 현재 이 일대 들쥐의 3분의 2가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홍수가 둥팅호 들쥐의 치명적인 천적이 됐다"고 말했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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