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난성 산사태
홍콩 언론 “당국이 보도 통제”
중국 허난성 뤼스에서 지난달 29일 산사태로 500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으나, 중국 당국이 이를 보도하지 못하도록 통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5일 전했다. 산사태가 일어난 곳은 홍수로 매몰된 탄광에서 광부 69명이 구조된 산현과 가까운 곳이다.
중국의 한 기자는 이 신문 인터뷰에서 산사태 발생 직후 주민 수백명이 매몰됐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당국이 보도하지 못하도록 통제했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산사태 발생 닷새 뒤인 지난 3일에야 산사태로 78명이 숨지고 18명이 실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 기자는 뤼스의 한 간부로부터 500여명이 자갈과 진흙에 매몰됐으며, 이들이 모두 숨졌을 것으로 우려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산사태가 일어날 당시 뤼스에는 100년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뤼스 홍수통제 당국의 한 간부는 지난달에만 361mm의 비가 내렸다며, 이는 예년 평균보다 2.6배나 많은 양이라고 밝혔다. 산사태 이후 뤼스에는 물과 전기 공급이 모두 끊겼으며, 시로 통하는 주요 도로가 두절됐다. 한 목격자는 신문에서 가옥의 80%가 산사태에 쓸려갔다고 전했다.
그러나 허난성 언론들은 같은날 발생한 산현의 광부 매몰과 구조 소식만을 연일 크게 보도했다. 광부들이 모두 구조되자 ‘기적적인 회생’이라고 구조대원들을 추켜세웠다. 허난성 산간지대에 위치한 산현과 뤼스는 무분별한 벌목과 탄광 개발로 홍수에 취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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