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중 하나였던 중국의 양쯔강 돌고래에 대해 결국 공식적인 멸종선언이 내려졌다고 영국 가디언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민물에 사는 포유류인 양쯔강 돌고래는 최근 50년 사이 인간활동으로 인해 멸종한 최초의 거대 척추 동물로 기록됐으며 양쯔강 돌고래의 멸종으로 1500년 이후 네 번째로 지구상에서 한 포유류의 전체 진화선이 끊어지게 됐다.
조사팀은 수중음청기 등을 동원해 6주간 양쯔강 돌고래의 자연서식처로 추정되는 지역을 네 차례 탐사한 결과 양쯔강 돌고래가 멸종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팀은 영국 생물학회지인 '바이올로지 레터스'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혹시라도 양쯔강 돌고래가 발견되면 동물보존지역으로 옮겨 개체수를 늘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돌고래를 보지도 못했고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과학자들과 함께 조사에 참여했던 런던 동물원의 보존생물학자 샘 터비 박사는 "돌고래가 자주 출몰하는 것으로 보이는 지역을 지나다녔지만 날마다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바이지'라고도 불리는 이 민물돌고래는 1950년대 양쯔강과 주변 수로를 중심으로 수천 마리가 서식했지만 중국의 산업화가 진행되고 양쯔강이 전력생산과 어획, 대규모 수송의 통로로 바뀌면서 급속하게 그 수가 줄어들기 시작해 1999년 조사에서는 불과 13마리만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양쯔강 돌고래는 익사한 공주들의 환생으로 여겨지면서 어부들 사이에서 거의 신과 같은 존재로 숭배돼 왔지만 문화혁명시기를 거치면서 식량과 가죽을 얻기 위한 포획이 시작됐다.
환경보호론자들은 양쯔강 돌고래의 멸종은 인간의 적극적인 멸종노력 때문이 아니라 무분별한 어획과 대규모 선박왕래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빚어진 일이라고 보고 있다.
양쯔강 돌고래 중 절반은 무분별한 어획과 함께 배에 미끼가 없는 갈고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다니며 돌고래를 질식시키는 식의 불법 어로 관행 때문에 사라졌다는 것.
터비 박사는 "양쯔강 돌고래처럼 독특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종을 잃었다는 것은 충격적인 비극"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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