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자살자 28만7천여명 중 절반이 농촌여성
중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자살률이 남성보다 높은 나라라고 중국 관영 〈차이나 데일리〉가 전문가의 말을 따 11일 보도했다. 양푸더 베이징 후이룽관 병원 부원장은 “중국은 세계에서도 자살률이 높은 나라에 속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농촌의 자살률이 도시보다 높은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중국 여성의 자살률은 남성보다 25% 정도 높다. 특히 농촌 여성의 자살률이 높다. 중국에선 해마다 28만7천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들의 절반은 농촌 여성들이다. 빈곤으로 인한 가정 불화와 여성에 대한 전통적인 차별, 낮은 교육 수준, 제한된 사회적 교류 등이 그 원인으로 추정된다. 서양에선 대체로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보다 2배 가량 높다.
중국 농촌의 자살률 역시 도시보다 3배나 높다. 도시에선 스트레스와 좌절감이 자살 동기의 70~80%를 차지하지만, 농촌에선 생활고가 가장 큰 원인이다. 양 부원장은 “중국 농촌에서 자살은 절박한 생활고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이는 정신적 문제와 많이 연관된 도시의 자살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자살은 뇌혈관 질환, 기관지염, 만성 폐기종, 간암, 폐렴 다음으로 높은 사인이다. 15~34살 연령대에선 첫번째 사인이다. 짠췬윈 광저우 캉닝심리센터 소장은 “적절한 상담과 치료가 중국의 자살률을 획기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며 “특히 농촌에서 자살 예방 서비스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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