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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공산당 ‘원자바오 시장개혁정책’ 놓고 노선투쟁

등록 2007-09-17 17:09

좌파세력, 원자바오 친민정책 “서민 앞, 울기나 하고 쇼 하나” 총공세
원총리, “시장 경제 위주 개혁, 민주적 정치체제 개혁 추진해야” 반박

"정부 권력은 모두 인민들이 부여한 것", "민주, 법치, 자유, 인권, 평등, 박애는 자본주의만의 것이 아니다"

그간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향후 중국 민주화와 정치개혁에 대해 언급한 발언들이다. 좌파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중국공산당의 선전 당국은 원 총리의 이런 발언을 전혀 소개하지 않았었다.

중국공산당 17차 전국대표대회(17전대)를 한달 앞두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한 4세대 지도부의 개혁정책을 둘러싸고 노선투쟁이 한창이라고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가 17일 전했다.

좌파세력의 타깃은 청렴 이미지와 서민 총리로 인기가 높은 원 총리이다.

17전대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이런 노선투쟁은 지난달 25일 베이징대에서 좌파 학자들이 모임을 갖고 그간의 중국의 개혁정세에 대해 전례없는 전면 공세를 퍼붓는 것으로 막이 올랐다.

중국 유토피아출판사가 주최한 이날 좌담회에선 장훙량(張宏良), 리웨이(李偉) 등 내로라 하는 좌파 학자들이 거침없이 현 국무원의 `실정'을 비난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줘다베이(左大培) 연구원은 "국무원의 노선은 잘못 됐다. 총리는 날마다 서민 가정이나 쫓아다니며 울기나 하고..실제 문제를 해결한게 뭐가 있느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이어 "돼지고기값 상승 문제만 해도 그렇다. 돼지청이병이 확산되고 있는데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수의과학 시스템은 어디로 갔느냐. 작년에 돼지고기값을 너무 떨어뜨린 것이 문제였는데 정부는 그걸 알고나 있느냐"고 말했다.

줘 연구원은 "돼지고기값, 물가상승 등 현안이 엄중한데 정부는 날마다 국유기업, 은행 팔아치울 생각만 하고 있다. 개혁파는 더이상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문제만 양산한다. 노선이 완전 잘못됐다"고 거침없이 쓴소리를 뱉어냈다.

중앙정책연구실 장친더(張勤德) 연구원은 원 총리의 정책을 `우경 기회주의'로 몰아세웠고 이들은 원 총리의 친민(親民) 행정을 `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는 수년간 개혁.개방 노선을 둘러싼 쟁의가 끊이지 않았으나 17전대를 앞두고 원 총리와 국무원을 겨냥한 개혁부정 사조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 가운데 하나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원 총리 취임 이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좌파 학자들의 주장에 반격을 가하고 있다.

"친민 행정은 곧 민중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난 것", "원 총리는 우리 옆집의 친근한 이웃 같다", "민생을 중시하고 민의에 귀를 기울이는 원 총리의 자세는 `백성에겐 아무 잘못이 없고 민생은 하늘보다 크다'는 집정 이념에서 비롯된 것"

최근 원 총리가 '하늘의 별을 바라본다(仰望星空)'는 제목의 자작시를 인민일보에 게재한 것도 좌파의 공세에 응대하는 나름의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국가신문출판총서 서장을 지낸 두다오정(杜導正) 염황춘추(炎黃春秋)지 사장은 지난 8일 홍콩에서 강연을 갖고 원 총리의 민주화 발언을 소개하며 그의 집정이념을 적극 옹호했다.

두 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어 견제와 감독의 유효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것이 관련 제도와 정치체제를 개혁해야 하는 이유다"라는 원 총리의 발언을 전했다.

원 총리는 또 "민주정치 건설에 있어 우리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모든 선진문명의 성과를 학습해야 한다", "생산력의 집중적 발전과 사회공평 및 정의의 실현은 우리의 양대 임무이며 이를 위해 시장경제 위주의 개혁과 민주정치 발전을 목표로 한 정치체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두 사장은 전했다.

두 사장은 "이런 원 총리의 발언을 선전 당국은 하나도 알리지 않았다"며 "현재 개혁개방을 비판하는 좌파의 목소리가 크지만 17전대 정치보고에 좌파의 교조주의적 관점은 하나도 채택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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