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폐수 범벅 ‘치명적’…항생제 남용 ‘악순환’
중국 푸젠성의 푸칭시에서는 시커먼 저수지 물에서 양식되는 장어와 새우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수산물의 대부분은 미국과 일본 등 전세계로 팔려나가는 수출용이다. 이곳 양식업자들조차 “이곳의 물은 매우 더럽다”고 인정한다. 올 들어 미국에서 불법 의약품 검출 등의 이유로 수입이 거부된 중국산 어류 210건 가운데 43건이 푸칭산이었다.
먹거리 수출 대국인 중국의 양식 어류가 약품과 수질 오염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각국의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수산물 양식이 급증했다. 현재 전세계 양식 어류의 70%가 중국 동쪽 해안에서 생산된다. 이 지역 해안가 뿐 아니라 강과 저수지, 간척지 등에 수많은 어류 양식장들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양식업의 이런 성장은 급격한 산업화와 맞물리며 수질오염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푸칭의 주요 수원인 양쯔강은 인근 제지공장과 도살장에서 나온 폐수로 범벅이 돼, 마시기는커녕 인체에 닿아도 안되는 ‘5급수’ 이하 판정을 받았다. 수질악화는 양식 어민들의 항생제 사용 증가라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중국 정부의 조사에서는 석유와 납, 수은을 함유한 민물 고기가 발견됐고, 디디티(DDT)와 발암 의심물질인 니트로푸란 등 금지 약물들도 검출됐다.
그나마 중국산 장어의 주요 구매국인 일본 등에서 잔류농약 기준 등을 강화하면서 최근 상황이 일부 개선되고 있다. 중국 어민들도 화학약품 사용을 줄이고, 깨끗한 해안에 양식장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해물질이 든 애완동물 사료와 장난감 등으로 파동을 겪은 미국 등에선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불신감이 가시지 않는다. 미국은 자국의 바다에 컴퓨터가 수질 등을 조정하는 최첨단 양식 시설을 대거 보급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수산물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속 가능한 양식업’을 고민 중이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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