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원 상당의 남송시대 보물을 싣고 가다 침몰한 무역선 ‘난하이 1호’가 22일 광둥성 앞바다에서 인양돼 82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양장/신화 연합
광둥성 앞바다 송대 무역선
중국 광둥성 앞바다에서 침몰한 송나라 때의 무역선이 800여년 만에 물 밖으로 올라왔다. 길이 30m, 폭 10m로, 지금까지 발견된 고대 선박 가운데 가장 크고 오래된 이 무역선에는 100조원 상당의 보물이 실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난하이 1호’로 명명된 이 무역선은 22일 대형 철제 컨테이너에 통째로 실려 수면 위로 올라왔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인양 작업에는 대형 특수 크레인과 바지선이 동원됐다. <중앙텔레비전>(CCTV)은 이 장면을 생중계하며, 침몰선을 낚시하듯 통째로 들어올리는 공법은 세계 최초로 시도된 것이라고 전했다.
난하이 1호는 800여년 전 보물을 싣고 인도와 스리랑카로 향하다 태풍을 만나 광둥성 양장시 앞바다에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처음 발견된 이 배 안에는 보물급 유물 6만~8만점이 실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화통신>은 “난하이 1호는 지금까지 발견된 고대 선박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규모도 최대”라며 “배 전체를 발굴·연구하는 데 앞으로도 100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2~3일 동안 난하이 1호에 쌓인 모래를 제거하고 파손된 부분을 보수한 뒤, 200억원을 들여 지은 ‘광둥 실크로드박물관’의 ‘수정궁’으로 옮겨 보관할 예정이다. 대형 수족관 모양의 수정궁은 난하이 1호가 묻혀 있던 바다와 똑같은 환경을 제공하도록 특별히 설계됐다. 관람객들은 내년 하반기부터 관광터널을 통해 바다 속에 침몰된 상태 그대로의 난하이 1호를 직접 볼 수 있게 된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