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
키신저 만나 ‘1천만명’ 제안했다 여성통역에 사과·삭제
마오쩌둥(사진) 전 중국 공산당 주석이 70년대 헨리 키신저를 만난 자리에서 “남아도는 중국여성 1천만명을 미국에 보내겠다”고 말했다가 나중에 배석했던 여성 통역에게 사과한 사실이 드러났다.
미 국무부가 13일 공개한 1973~76년 미국과 중국의 외교관계 자료를 보면, 마오는 중국 여성송출이 두 나라 교역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마오쩌둥은 베이징에서 73년 2월 당시 미국 대통령 안보보좌관이었던 헨리 키신저와 만나 “(중국에는) 여자가 넘쳐난다”며 “이들 1천만명을 미국에 보낼 수 있다”고 엉뚱한 제안을 했다. 자료는 마오의 중국여성에 대한 언급이 한번에 그친 것이 아니라 반복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 마오는 수천명을 미국에 보내겠다고 했다가 뒤에 1천만명으로 늘렸다.
이런 마오의 제안은 그 자리에서 농담으로 받아들여졌다. 키진저도 “(미국에는) 중국여성 쿼터도, 관세도 없다”고 재치있게 받아넘겼다.
마오는 회담 막바지에 또 중국 여자들이 너무 많은 아이를 낳는다며 “이들이 미국에 보내지면 미국은 재앙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소련이 중국을 침공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마오는 너무 많은 중국 여성들이 싸울 줄 모른다고 불평했다.
여성비하 발언이 이어지자, 배석했던 외교부의 왕하이중은 마오에게 “대화록이 공개되면 대중의 분노를 살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에 마오는 키신저의 양해를 구해 기록에서 관련 발언을 삭제하고 여성 통역에게 사과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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