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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구타와 칼에 찔린 채 피투성이로 도망쳤다”

등록 2008-03-16 14:03

티베트 거주 한족들 구사일생 체험담
"티베트 시위대에 둘러싸여 구타를 당하다가 피투성이가 돼 간신히 도망을 쳤습니다. 티베트인 할머니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 죽었을 겁니다"

티베트(시짱.西藏) 수도 라싸(拉薩) 라모기아사원 인근에서 액세서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족 쑨핑장(26)은 16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악몽 같았던 14일을 이같이 회고했다.

쑨핑장은 "가게에 있다가 제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피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내 나이 또래 젊은이 30여명에게 걸렸다"면서 "그들은 저를 마구 때렸으며 칼에도 찔렸다"고 말했다.

그는 "가까스로 도망을 쳐 비틀거리며 닥치는 대로 문을 두들겼으나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면서 "다행히도 체스게임룸에 있던 티베트 할머니가 문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는 피투성이가 돼 눈조차 뜨지 못하는 저를 보고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면서 "나를 숨겨준 다음 거리가 조용해지자 긴급전화 120으로 전화를 걸어줬다"고 말했다.

쑨핑장은 다리와 척추를 다쳐 티베트군사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라싸 도심 바르고르가에서 의류점과 기념품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족 여성 마루이샤는 "시위대가 몰려와 상점을 두 차례나 공격했다"고 당시의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마루이샤는 "금요일 오후 2시 시위대가 앞마당으로 몰려와 '나오라'며 소리를 쳤다"면서 "이웃에 사는 티베트 주민들이 상점을 파괴하지 말라며 시위대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러나 시위대가 결국 상점 안으로 쳐들어와 뒷마당에 있는 침실 밑에 가족이 함께 숨었다"면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며 하루 종일 숨어있었다"고 말했다.

어린이 의류를 판매하는 4층짜리 란둔쇼핑몰은 군중들에 의해 화염에 휩싸였다. 란둔쇼핑몰 주인인 예단핑과 티베트인 종업원 20명은 옥상을 통해 탈출에 겨우 성공했다.

예단핑은 "티베트인 종업원 일부는 쇼핑몰 안에 있는 물건을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면서 "나는 지난 몇년간 이룩한 노력이 불길에 물거품이 되는 것을 보고 망연자실했다"고 말했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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